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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스로를 ‘전문 인터뷰어’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전문 인터뷰어’라는 것이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지, 어디에 소용되는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다. 여전히 인터뷰가 재미있고, 지금보다 더 좋은 인터뷰 글을 쓰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결국 ‘인터뷰 전문가’가 되고 싶어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누군가에게 인터뷰에 대해 ‘교양’할만한 위치에 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또한 겪어본 이들은 알겠지만, 인터뷰라는 것이 인간과 인간의 만남인지라, 백이면 백, 다른 경우와 상황이 펼쳐진다. 따라서 인터뷰에 관한 어떤 일반론이 성립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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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일 수도 있겠지만, ‘Inter-view”라는 말 속에는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역동적인 관계가 스며들어 있다. 혹은 “사이에서 본다”고 생각해도 좋다. 요컨대 인터뷰라는 “말하기”에는 말을 하는 자만이 아니라 말을 듣는 자가 있기 마련이며, 인터뷰라는 “글쓰기”는 말과 그 말을 하고 있는 자의 미묘한 간극·차이를 엿보는 데 묘미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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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는 훌륭한 관찰자인 동시에 매우 특별한 청취자가 되어야 한다. 인터뷰가 이루어지는 사이 흘러나오는 음악조차 인터뷰이의 말과 생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섬세하게 관찰해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은 단순한 비유일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해도 좋은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인터뷰는 하나의 사건이다. 녹음기로 수집된 말로는 결단코 전달될 수 없는 그 순간의 분위기, 그 현장에 있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의 결들을 인터뷰어는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의례적이고 준비된 답변, 또는 굳이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나올 수 있는 이야기, 그리고 ‘나’ 아닌 그 누구와 만났더라도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필요하지 않다. 대신, 그 자리의 ‘나’로 인해, 그 순간 ‘나’의 말에 자극받음으로써, 혹은 ‘나’와 ‘그’를 둘러싼 당시의 어떤 특정한 분위기로 인해 흘러나온 말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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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슨웹의 인터뷰 글들은 ‘웹매거진’이라는 틀에는 걸맞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컴퓨터 모니터로 글을 읽는 데 익숙한 사람들조차 빽빽하게 채워져 한 화면 이상 넘어가는 글을 읽어야 하는 고통을 참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런데 퍼슨웹 기사의 대부분은 원고지 100매를 간단히 넘긴다. 작성과 편집상의 기본적인 미숙함 때문이 아니라면 우리는 이렇게 긴 글도 기꺼워한다. 더 길었어야 할 글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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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명망으로 움직이는 명력적 체계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야말로 퍼슨웹의 조직과 그 생산물의 성격을 규정한다. 성원들의 ‘말 그대로의’ 자발성에 기초하여 퍼슨웹의 기사가 기획되고 완성된다는 점은 최대·최고의 장점이며 단점이기도 하다. “자발성에 기초한 기사”이기에 그것은 각자가 쓰고 싶은 기사여야 한다. 즉 우리가 쓰는 다른 여느 글처럼 그것은 자기 발전을 위한 노력의 산물이어야 하며, 자기 표현욕망에서 나온 것이어야 한다. 이런 글이 갖는 장점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글은 사실 기사가 아니다. 독자나 편집부 데스크와의 약속으로부터가 아니라, ‘자기’에만 근거하여 나오는 그런 글이기 때문이다. 퍼슨웹은 요컨대, 어떤 이들의 자발적인 관심이 자기 존재의 절실함과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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