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친구 :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오래 남는 영화가 뭐야?
나 : 음…나는 머리가 나빠서 예전에 본 영화들은 기억을 잘 못해.
친구 : 이 자식이!
나 : 사실 몇 일전에 ‘대부시리즈’를 다시 봤는데, 정말 최고였어!
친구 : 뭐가 ‘최고였어!?
나 : 짙은 음영의 화면 위로 펼쳐지는 시실리아인들의 비극적 삶과 그리고, ‘엔니오 모리꼬네’. 더 말할 것도 없지.
친구 : ‘엔니오 모리꼬네’는 거기 나온 여배우 이름이냐?
나 : 이 자식이! 세계적인 영화음악 감독 이름이야!
영화에 문외한이 아니라면 ‘엔니오 모리꼬네’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단정지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세계적인 영화 감독들의 작품에 거장의 이름으로 참여하는 엔니오 모리꼬네는 ‘영상을 압도하지 않으면서 영상을 넘어서는’ 사운드로 영화음악을 예술로 경지로 이끌어 올린 사람이다. 물론 엔니오 모리꼬네 이외에도 히사이시 조, 하워드 쇼, 버나드 허만등 그 이름이 영화를 대변하는 영화음악의 장인들은 꽤 존재한다. 이들은 영화음악만으로 영화를 기억하게 만드는 확실한 통로를 개척한 사람들이다. 인상적인 영화음악은 영화를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다시,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영화의 사운드는(영화음악을 포함해서) 영화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친구 : 난 또… 그런데 말이야 이상한 게 있어,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는 영화를 물어보면 그 영화 속의 장면뿐만 아니라 그 장면에 쓰인 영화음악까지 대부분 들먹거린단 말이야. 그 곡의 제목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면서. 너도 기억에 남는 곡의 제목은 모르면서 그 ‘엔니오 모리꼬네’라는 이름만 들먹거리는 거지? 그치?
나 : ….
친구 : 그것도 그렇고 말이지, 어떤 영화가 한심하게 느껴질 때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영화에 굉장히 좋은 음악이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나 화면이 음악을 받쳐주지 못할 때이거든. 그건 영화가 좋은 음악을 망쳐버린 경우지.
나 : 이런 경우도 있지. ‘그 장면에 그 곡이 아닌 다른 곡이 쓰였다면’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 결론은 이거야. 영화음악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라는 것!
친구 : (비웃으며) 그렇게 니가 영화음악에 대해서 잘 안단 말이지…그럼 내가 문제하나 줄게 풀어봐. <접속>, <조용한 가족>, <텔미썸씽>, <해피엔드>, <밀애>, <공동경비구역 JSA>, <클래식>, <실미도>, <올드보이> 등 이 영화들의 공통점이 뭐겠냐?
나 : 음…다 한국영화다!
친구 : 어떻게 알았어?
나 : …그게 아니자나…한 명의 이름이 모든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동시에 들어가 있구만.
친구 : 칫! 영화음악 감독 조영욱!
나 : 근데 영화에 사용된 곡들의 제목을 꼭 알고 있어야해?
친구 : 그럼 ‘엔니오 모리꼬네’를 여배우 이름이라고 생각한 것도 잘못은 아니지.
나는 곡의 아버지
조영욱 음악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한국영화의 외적/내적 르네상스는 조영욱 음악 감독의 데뷔와 함께 시작한다. 이것을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에는 ‘조영욱’이라는 이름으로 끼워 맞추고 싶은 수많은 얘깃거리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가 영화음악을 맡은 영화들은 그 당시 최고의 한국영화들이었다.1). 물론, 이건 뒤집어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 조영욱 음악 감독의 작업은 좋은 영화 감독이 창조한 영화만큼이나 뛰어나다는 것. 조영욱 음악 감독, 박찬욱 감독, 김태형 프로듀서가 함께 설립한 ‘모호필름’2) 현재 창립작품으로 박찬욱 감독의 ‘친철한 금자씨’를 준비 중이다. 사무실에서 조영욱 음악 감독을 만났다.
영화음악을 하신 시작하신 계기가 독특하시던데요?
독특하다면 독특하다고 할 수 있죠. 제가 첫 직장을 서울음반 레코딩 프로듀서로 시작을 했어요. 그리고 그 때 제가 ‘정은임의 영화음악’에서 작가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그 당시에 명필름에서 PD들의 세계에 대해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제가 거기 홍등식PD를 소개시켜 주었어요, 그리고 명필름에서 접속의 시나리오를 가져다 주면서 이 영화의 음악하고 선곡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것을 좀 맡아 주지 않겠나 해서 제가 그렇게 하자라고 했었죠. 그랬는데 이게 큰 성공을 했죠. 그 이후로 영화음악을 쭉 맡아서 했구요. 제가 그전부터 영화는 굉장히 좋아했었고, 사실 친구들이 다 영화 하는 친구들이었고, 박찬욱 감독도 옛날부터 친구였거든요. 그래서 저도 영화를 하고 싶긴 했는데, 그때만 해도 사실 한국영화판이 굉장히 어두운 시기였고, 뭐 집에도 다 반대를 하던 시절이었으니까… 어떻게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그걸 기회도 없고, 그러다가 접속에서 음악을 맡게 됨으로써 오늘까지 왔죠.
거의 우연이라고 할 수 있네요
우연이죠. 제가 레코딩 회사에서 프로듀서를 할 때, 명필름 심보경PD가 음악 일 때문에 저의 회사에 왔었어요. 그래서 몇 번 만났었죠. 아무래도 그분이 저를 음악전문가라고 생각을 하고 찾아온 것 같아요. 제가 영화를 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모르시고, 음악 전문가니까 접속의 음악들을 맡아서 해주지 않겠냐 하고 오신 거죠.
그 때 <접속> 처음 만드실 때 저작권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 좀 해주시죠.
그때 국내에는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근데 나는 영화에 그 음악을 쓰면 또 하나의 상품도 만들 수 있고 한데 왜 만들지 않느냐고 했는데, 그 사람들이 잘 할 줄을 몰랐던 거죠. 근데 저는 레코드 비즈니스를 쭉 해왔으니까, 그것에 대해서 좀 알고 있었어요. ‘그럼 나한테 맡겨라, 내가 이걸 다 정리를 다 할 수 있다’ 해서 제가 진행을 했죠. 좀 힘든 것도 있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작권에서 대해서 해결한 적이 없고, 거의 불모지였기 때문에. 사실 저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알지는 못했어요. 여러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어떻게 해야되나 물어봤는데 아무도 해답을 주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원칙들을 해결해 나간 거죠. 그래서 뭐 원칙대로 해결하니까 다 되더라구요.
전에 팝 프로듀싱을 하셨다고 했는데, 그게 정확히 뭔가요?
팝 프로듀싱은 정확히 말하면 프로듀싱이라기 보다는 A.N.R(artist and repertory)인데요. 시장에 알맞은 선곡과 아티스트들을 분별하여 소개시키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니까 레코드 회사에 A.N.R은 ‘상업성이 있나? 없나?’를 판별하고 그것을 가지고 어떤 곡들을 시장에 내 놓을 것인가. 결정하는 것이죠.
조영욱 음악 감독에 대한 아쉬운 이야기들 중에는 창작곡이 아닌 기존에 존재하는 곡, 즉 선곡 중심의 영화음악을 만드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왜 창조자의 역할을 마다하는 것이냐? 왜 쉬운 길로 가려고 하는 것이냐? 등. 그러나 그것은 그가 선곡만큼은 한국의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말해주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음반회사의 A.N.R로서 시작한 그의 이력은 그의 선곡능력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짐작하게 해준다.
직접 작곡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스스로가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더 훌륭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들 서포트 해주면서 (영화음악을) 할 수 있는 거죠.
작곡에 대한 욕심은 없으세요?
없어요……
특별한 케이스인데 다른 음악 감독들과의 차이는 스스로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열심히 하고, 정말 영화를 얼마만큼 분석하느냐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영화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판단해 내는 거죠. 음악은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일종의 테크닉이문제라기 보다는 그걸 얼마나 영화적으로 풀어내는가를 가지고 저는 고민을 하는 편이죠.
근데 갈수록 작곡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기도 합니다만?
필요하다 면은 선곡을 하는 것이고, 필요하지 않다면 선곡을 하지 않는 거죠. 특별히 선곡을 해야겠다, 작곡을 해야겠다 그런 것은 없어요. 영화의 컨셉에 따라서 이런 것은 선곡을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생각이 들면 기존의 곡을 쓰고, 스코어를 써야겠다 그럼 스코어를 쓰는 거지. 영화 성격에 맞추어서 가려는 거죠. 그런데 아무래도 예술적 욕심이 생기다 보니까 어느 부분에서는 갈수록 스코어가 늘어나는 경향은 있겠죠.
작곡에 대한 욕심이 없는 영화음악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선곡과 훌륭한 작곡자의 발굴 두 가지 일 것이다. 물론, 조영욱 음악 감독은 두 가지 일을 다 하고 있다. 자신과 함께 작업했던 작곡가들은 영화음악 감독으로 데뷔를 하고 있으며(‘여.친.소’의 최승현 음악 감독,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심현정 음악 감독 등), 선곡능력은 최근의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사실, 조영욱 음악 감독의 길이 예술가로서 안이하고 쉬운 길이라는 비판하는 것은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의 무능함을 은연중에 드러내기도 한다. 어려운 길이라는 것이 무조건 작곡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선곡을 하는 것이 쉬운 길도 아니다. 조영욱 음악 감독의 말처럼 영화에 가장 어울리는 곡이 가장 좋은 영화음악임은 부인할 수 없지 않은가. 어려운 길과 쉬운 길에 방점에 찍을 것이 아니라 음악이 영화와 얼마만큼 조우하느냐 마느냐에 방점이 찍혀야 하는 것이다.
선곡하는 곡과 직접 제작을 해서 만드신 곡이 있으신데, 어떤 곡에 더 애착이 가세요?
저 같은 경우에는 그게 기존의 곡이라고 해도 그게 제 마음속에 왔다가 제 의지에 의해서 영화에 쓰였다면 제 곡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PALE BLUE EYES’ 같은 게 접속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PALE BLUE EYES’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건 저라고 생각을 하니까. 나는 그 곡의 아버지일 수도 있는 거죠 뭐.
영화 <접속>은 100만 관객돌파라는 그 당시로는 경이적인 관객동원을 이끌어냈고 동시에 영화음반의 판매량도 70만장을 넘겼다. 그러나 영화 <접속>은 그 당시의 트렌드를 가장 잘 읽음으로써 흥행에 성공했지만, <접속>의 영화음악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데 까지 성공했다. 그 당시 ‘A Lover’s Concerto’는 수많은 버전들이 드라마, 광고,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와서 어떤 곡이 원곡인 지 알 수가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때 조영욱 음악 감독은 저작권 문제를 확실히 해결해 놓아 곡에 대한 권리 행사를 이후로도 완벽히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대중은 놀라워
<해피엔드>의 슈베르트, <공동경비구역 JSA>의 김광석, <클래식>의 자전거 탄 풍경 등 ‘시대’와 ‘시장’을 읽어내고 이끌어 가는 측면에서 보자면 조영욱의 영화음악은 탁월하다. 트렌드. 이제는 식상하다 못해 불쾌한 어감까지 풍기는 이 단어는 이상하게도 ‘조영욱’이라는 필터를 통과하면 여전히 매력적이고 신선한 무언가를 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트렌드는 숙명적으로 상업성을 띠고 있을 수밖에(혹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지만 단지 히트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가치를 평가절하 하는 것은 솔직히 웃긴 일이다. 그 웃기지 않은 일을 조영욱 음악 감독은 심심찮게 만들어 낸다.
듣는 음악의 장르와 만드는 작품의 장르가 다양한데 욕심이신 건가요? 아님 부탁을 받으면 거절을 못하시는 건가요?
그런 것도 있죠. 다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건 아니고, 저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계속 들어왔기 때문에, 그러니까 성장하면서 좋아하는 장르들이 굉장히 바꿨어요.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장르에 대한 편견 같은 게 없어졌어요. 아마도 그게 영화음악을 하는데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생각을 하는데, 저는 굉장히 잡식성이이에요. 락도 듣고 심지어 아방가르드까지도. 특별히 어떠한 장르를 좋아하는 건 아니네요. 그게 아마 영화음악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가장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장르의 영화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심각한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하드보일드하고. 그런 것들이 저하고 맞지 않나 싶어요. 제가 작업한 한 영화들 중에서 제일 만족스러운 걸 꼽으면 역시 <올드보이>하고 <텔 미 썸씽>인데, 그런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신나죠.
그런데 잘 웃으시는 것 보면 상당히 조용하시고 온화한 편인 것 같은데요?(웃음)
그거야 뭐. 제 그 정신적인 문제겠죠. 다른 면이 존재하는 거죠. 저의 음악은 <텔 미 썸씽>과 <해피엔드> 사이에 있는 것 같아요.
선곡하시는 곡이 계속 히트를 하는 것은 트렌드를 잘 읽은 것이 주요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트렌드를 읽으려고 하죠. 많이 읽으려고 하고 그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요. 2004년에 영화들이 2004년 정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사실 그건 무의미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현재의 트렌드를 많이 알려고는 하죠. 그게 공부를 해서 아는 건 아닌 것 같고, 많이 보고 많이 느끼려고 하는 것이죠. 영화음악이외에 미술분야에도 관심이 있어요. 미술이라든지, 건축 같은 것, 패션 등. 심지어는 <텔미 썸씽> 같은 경우에는 작업 당시 제가 런던에 잠깐 갔었는데, 미술관가서 그림을 보다가 아이디어를 잡기도 했거든요.3) 여러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그러니까 나는 영화음악을 하니까 영화와 음악만 보고 듣는다 그건 아니에요. 모든 예술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거죠.
나이가 드시면서 트렌드는 점점 읽기가 힘들어 질 것 같기도 한데요?(웃음)
센스라든지, 유행적인 부분에서 그런 트렌드 같은 것을 잃어버릴 수가 있죠. 하지만 그런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본질적인 접근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지금의 20대와 저의 20대는 살아오면서 느끼는 고민과 방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본질적으로는 같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보편성이 있는 거죠. 그런 것들은 유행을 넘어서는 거죠. 저는 그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 해요. 나이가 들면서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은 그런 것들이 아닐까 생각을 해요.
‘대중’이라는 집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쎄요. 저는 대중들에 대해서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말해서 어떤 때는 참 바보스럽기도 하고 어떤 때는 너무도 냉정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놀랍기도 하고. 정말 트렌드의 속도를 잡지 못하겠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기적이겠지요. 그건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글쎄, 대중을 이해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고, 영원한 숙제인 것 같아요. 관객과 계속 긴장을 하는.. 저는 사실 대중을 의식하고 작업을 하지는 않아요. 제가 좋으면 좋다고 생각하는 거고, 그것이 어필할 수 있다면 좋은 거고. 그건 제 감수성이 대중하고 소통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겠죠. 그리고 트렌드는 한번 놓치면 쫓아가기가 힘들어요. 젊은 음악을 들으면, 이게 정서적으로 안와요. 그것은 꾸준히 안 들어서 그래요. 계속 들어야지 그 흐름이라든지 정서적으로 쫓아갈 수 있는데, 그래서 제가 70년대 곡을 들으면 좋다고 느끼기는 하는데, 그건 아니거든요. 음악이라는 것이 모든 예술이라는 것이 시대에 맞춰서 변화하는 건데 미술도 마찬가지고. 그 당시의 예술은 그 시대에 존재함으로써 가치가 있는 거에요. 가령, 미켈란젤로가 그 당시에는 뛰어난 예술이었지만 지금 와서 미켈란젤로는 모방한다는 건 의미가 없잖아요. 마찬가지 인 것이죠. 그 당시에 맞는 예술이 있는 거고, 예술이라는 건 시대에 맞추어 변화하는 거죠.
놀랍다는 건 무슨 말인가요?
예리하다는 것이죠. 가령 올드보이로 환호를 하고, 완전히 그와 반대편에 있는 영화도 완호를 하고, 그러니까 영화가 신파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굉장히 신파를 좋아한단 말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신파스럽게 만들어 놓으면 굉장히 외면하고, 그런 거죠.
영화음악 만드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이 있다면요?
영화마다 조금씩 틀린데요. 예술적으로 승부를 보고 싶다 혹은 트렌드로서 승부를 볼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리고 영화가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야죠. 무엇보다 그림에서 표현이 안 되는 것을 음악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그렇게 하려고 하죠.
요즘 주로 어떤 음악 들으세요?
제가 정말 고민스러운 것은 이제 음악이 취미가 아닌 게 되어버렸어요. 이제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들을 수 없는 입장에서 오류가 있고, 그런데 지금 아무래도 관심이 있는 것은 새로운 음악이 어떤 것인가. 전 세계적으로 부상한 음악이나 현재의 음악보다는 어떤 음악들이 부상하고 있을까하는 데 더 관심이 많아요. 그런 의미에서 대중음악은 트렌드를 읽기에 가장 최고로 빨리 읽을 수 있는 음악인 것 같아요. 대중음악이야말로 가장 빠르고 직설적으로 지금 현재의 대중들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팝 음악이랑 영화음악이랑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영화음악이란 건, 반드시 좋은 음악이 반드시 좋은 영화음악은 아니거든요. 음악만으로 봤을 때 좋은 음악이지만, 영화로 봐서는 나쁜 음악일 수도 있어요. 그런 차이죠. 영화는 그 영화에서 요구하는 음악들이 있어요. 일반 대중들을 상대하는 데 보통 대중음악하고 틀린 거죠.
그럼 가장 좋은 영화음악은?
영화를 집중하게 만들면 그게 좋은 영화음악이겠죠.
다른 영화음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조영욱 음악 감독의 작품들은 영화 속 실제대사들을 음표로 바꾸어 버린 듯 한 착각을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그도 말했듯이 그런 느낌은 하드보일드 장르의 영화들인 <텔미 썸씽>과 <올드보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복선을 깔고 있는 심각한 대사들은 폭발할 듯 하면서도 자제력을 잃지 않은 클래식한 선율 안으로 스며들어 영화를 ‘오감’토록 만든다. 앞에서 실망케 한 영화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적절치 못한 음악의 사용에 있다고 한 것처럼 좋은 음악이 반드시 좋은 영화음악이 되지는 않는다. 영화에서 요구하는 음악을 찾아내야 한다는 조영욱 음악 감독의 말은 그의 작업이 영화에 대한 분석에 얼마큼 기대고 있는지를 짐작케 해준다.
제일 중요한 것은 ‘대화’
조영욱 음악 감독의 필모그래프가 1990년대 중반이후 가장 볼만한 한국영화의 목록과 일치하는 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단순히 우연만은 아니다. 그것은 그가 음악 감독이기 이전에 좋은 비평가이기 때문이기도 한다. ‘영화를 분석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는 음악을 만드는 작업과정 중에 제일 필요한 것이 감독과의 대화라고 이야기하였다.
만들어진 영화의 화면을 보지 않고서는 작업하기가 상당히 애매하실 것 같은데요. 사실 작업과정이 영화가 다 만들어진 이후에 음악을 만드는 것이 가장 적합한 형태일 텐데 현재는 그렇게 되지 않고 있잖아요?
한국 영화 실정이 그러니까 촬영이 끝나고 편집이 끝나고 그 다음부터 영화음악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없으니까, 저 같은 경우는 미리 준비를 하죠. 시나리오 계속 보고 촬영했던 것들 중간 중간에 보고, 분위기를 보고 만들어 나가죠.
지금 영화음악 만드는 과정이 상당히 비효율적이지 않나요?
개봉시기를 미리 정해놓고 영화를 찍다보니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배급회사의 힘이 커지다 보니까 개봉 시기를 정해 놓자나요. 그리고 촬영이 자꾸 느려지면, 개봉 시기는 정해져 있고..
사실 현재의 한국 영화는 과도기에요. 과도기라고 하는 것은 영화 산업이 지금 이제 산업화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아직 한국에서는 영화라는 것이 산업으로 인정받기에는 이르지 않나 싶어요. 그게 산업화되고 그게 정착이 되면, 모든 스텝들한테 그런 공들이 공동적으로 나눠져 가야겠죠. 그러니까 한국영화가 잘 된다고 하더라고, 실미도와 태극기 외에는 최근에 성공한 게 없잖아요. 그니까 우리나라 영화산업은 산업화가 안 된 거에요. 그리고 그것이 산업화가 안 된다보니까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적이 몇 사람한테 몰리는 거죠.
그런 면에서 어떤 스텝분들은 여기서 소외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고, 대우를 못 받을 수 있죠. 저만해도 사실은 제 입장에서는 제가 영화음악분야에서 대우를 못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물론 영화음악 감독 중에서 개런티는 높지만, 이런 것들이 골고루 배분되지는 않는 실정이에요. 한 동은 영화가 흥행을 하면은 제작자가 최고인 시절이 있었고, 배우가 최고인 시절이 있었고(지금도 그렇지만), 지금은 또 감독이 최고의 시절이에요. 그러니까 이게 산업화가 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에요.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영화가 풀어나야 할 숙제는 다양성이라고 생각해요. 음악 쪽으로는 제일 큰 문제는, 영화음악에 대한 인식이죠. 이게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 산업에서 영화음악은 외톨이에요. 이건 제 개인적인 것일 수 있는데, 영화인이 아닌 듯한 느낌 있잖아요? 나는 영화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영화 하는 사람 측에서는 그냥 음악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음악 하는 사람 측에서는 저를 영화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좀 애매하죠. 그렇게 애매하다 보니까 제대로 투자가 안 이루어지는 거죠. 지금 현재 자본주의가 극성하고 있는 이 시기에는 예술의 퀄리티라는 것은 아무래도 자본의 영향력을 굉장히 많이 받아요. 사실 그 퀄리티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한데, 그게 잘 안되는 거죠. 물론 그런 부분이 많이 해소가 되긴 했지만, 모든 예술분야라는 것은 현재 자본이 없으면 퀄리티를 보장할 수가 없죠. 제가 영화음악가로서 하나 바라는 것은 투자가 많아지면 퀄리티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거죠.
영화음악을 만드는 과정의 비효율성은 한국 영화산업 구조의 비효율성과 거의 일맥상통했다. 비단 영화음악뿐만 아니라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한국 영화산업의 구조 속에서 꾸준히 퀄리티 높은 영화를 창조하고 있는 감독들과 스텝들이 있다는 것은 한국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는 엄청난 행운이다. 사실 그 많은 영화학과 지망생들이 그 어려운 경쟁을 뚫고 학교에 들어가고 힘들게 영화를 만들어도, 결국 그 수의 대부분은 영화와 차집합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영화 만드는 일에 투신을 하려는 현상은, 영화가 가진 엄청난 매력을 다시금 깨닫게도 하지만, 능력 있는 인재들을 방치할 수밖에 없는 한국 영화계의 구조에 대해 고민하게끔 만든다.
영화판이 산업화되지 않아서 존재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대중의 기대나 의식은 높아졌는데 그것을 이끌어가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문제도 있지 않을까요?
그게 대중들의 수준이 피드백으로 잘 안 오잖아요. 복잡한 문제가 있는데. 저는 그 대중이 좋아한다고 해서 그게 제일 좋은 영화음악은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본질적인 문제로 들어가서 영화음악이라는 것은 감상용 음악이 아닙니다 사실은. 영화음악은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음악적으로 감상하라고 만든 음악이 아니에요. 영화음악이 안 팔리는 것은 당연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건 영화 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꿔야 한다는 거에요. 어떤 영화를 만드는 데 세트를 만드는데 얼마 들였고, 미술을 하는데 얼마나 들였다고 하는 이야기는 있지만, 음악 만드는데 얼마 들었다는 이야기는 없잖아요. 가령 헐리우드 예를 든다면, 영화음악 제작비가 제작비의 5%정도 되는데, 한국은 1%정도 밖에 안 돼요.
혹시 영화음악 하시는 분들끼리의 모임이 있나요?
그런 건 없고, 제가 아는 사람은 조성우 밖에 없거든요. 음악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작업이다보니까 뭉치는 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작곡을 하지 않으니까, 그 쪽에서 저를 올바른 시선으로 안보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선곡한다고 비판이 있었던 것처럼 그것도 마찬가지죠. 그리고 제가 어떤 비판을 보면 제 개인한테 한 것 같기도 하거든요.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좀 리버럴하게 그게 선곡이든 작곡이든 그게 영화에 들어가서 어울리게 쓰인다면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어떤 비판은 논리가 이해가 잘 안되고. 그런 것도 있죠.
음.. 영화의 분석하실 때 가장 중점으로 보는 것은 뭔가요?
전체적인 흐름을 봐요.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가, 도대체 뭘 표현하려고 하는 것인가에 대해 가장 고민을 하죠. 감독과 이야기를 하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해요. 이 감독이 왜 이 작품을 찍는지 그리고 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정확히 그게 파악이 안 되면 저도 헤매거든요. 저는 그걸 요구하는 것이죠.
감독들과 어긋날 경우에는 어떻게 하세요?
서로가 토론을 하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이런 느낌으로 이 음악을 사용했다.’ 서로가 이야기를 해요. ‘왜 그렇게 되야 되는데?’ ‘나를 설득시켜달라.’ 서로 설득시키다 보면 결국엔 설득 당하는 사람과 설득하는 사람이 있는데, 설득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따르죠.
뛰어난 감수성을 가진 영화 감독들이 누가 있었나요?
박찬욱 감독, 장윤현 감독 둘 다 굉장히 센스티브해요. 까다로운 거죠.
그런 상황으로 만들어진 구체적인 영화가 있나요?
다 그래요. 작품들 할 때마다 항상 감독들하고 이야기하고 그래요.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감독은 자기의 생각으로 풀어냈으니까. 하지만 저는 제 느낌이 있잖아요 ‘이 신은 어떠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근데 감독의 느낌이 대부분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잘 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감독이 이긴 거죠. 자신의 작품을 제일 잘 아니까. 나는 그 사람이 이러한 의도라면 그 사람한테 맞춰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내 영화가 아니니까 맞춰주는 게 맞죠. 또 이런 경우는 감독이 이런 느낌을 해달라 그러면 ‘내가 보기엔 이건 음악적으로 튄다, 전체 신에서 튀고, 네가 원하는 느낌이 이거라면 보통 사람은 이걸 넣어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그렇게 설득을 하죠.
이건 과정이 저희가 잘 모르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그 느낌에 맞서야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예를 들어 슬픈 신으로 슬픈 음악이 나오고, 기쁜 신에서 기쁜 음악이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을 것인데요.
그럴 때는 관철할 때도 있죠.(웃음) <올드보이>를 했을 때 제가 비발디의 사계를 이빨 뽑는 신에 선곡했는데, 제가 비발디를 붙이면 어떨까라고 하니 다들 의아해 했죠. 그래서 내가 한번 보여주겠다 붙여서 봐라 그렇게 붙여서 보니까 힘이 있는 거죠. 제가 그 곡을 선곡한 의도는 확실해요. 사람들이 비발디의 사계에 가지고 있는 편견, 그에 대한 카운터펀치 같은 거죠. 굉장히 아름다운 음악으로만 알고 있는데, 이렇게 씀으로 해서 영화적 효과를 주는 거죠. 아름다운 음악이 잔인한 장면에 쓰임으로 인해서 더 격렬하고 더 소름끼친다고 할까. 그런 효과를 노린 거죠. 사고의 방향을 한가지로만 생각하지 말고, 여러 가지로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작업하기 힘든 감독은요?(웃음)
글쎄, 저랑 일하신 분들은 저를 굉장히 믿고 일하시는 것 같아요. 연락을 해 주시는 분들은, 그래서 큰 무리 없이 했고. 클래식할 때 저하고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죠. 곽재용 감독의 정서하고 저 정서하고 다른 게 있어서 거기에 조금 갈등이 있었던 건 사실인데, 그 외 특별한 것 없어요. 변영주, 장윤현, 박찬욱 감독 같은 경우는 제 말에 그렇게 하자는 식으로 동조를 하는 편이고.
앞으로 영화음악을 계속 하시면서 목표가 있다면?
SF도 해보고 싶어요 독특하게. 가령 예를 든다면 <텔 미 썸씽> 할 때 어떤 욕심이 있었냐면 21세기에 누아르 음악이 어떨 것인지 정리를 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해 줄지는 모르겠지만. 또 개인적으로 욕심이 있는 것은 오케스트레이션 음악을 해 보고 싶어요. 그 다음엔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좀 이렇게 한 작품 한 작품 하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제 바람은 많은 후배들은 이 필드에 데려와서 하는 게, 어쨌든 지금 이 분야에서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고, 그런 리더라면 거기에 걸 맞는 역할을 해야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은 들어요. 그래서 후배들도 많이 필드에 내 놓고, 그것이 제 하나의 희망이면 희망이고, 제 개인적인 욕심으로서는 SF에서라든지 다양한 장르에서 음악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것도 많이 있고, 그런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는 거죠.
예술적 욕심의 증가로 스코어를 쓰는 경향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는 말을 조영욱 음악 감독은 담담하게 이야기하였다. 아직도 해보지 못한 것을 등 뒤에 가득 쌓아 놓은 사람처럼 선곡과 스코어 사이에서 영화가 가장 요구하는 음악을 만들고 선택하기 위해 조영욱 음악 감독이 지금처럼 노력하고 작업을 한다면 우리들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있을 영화(음악)을 꾸준히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에필로그
친구 : 세계적인 영화 감독들이 속속 한국에서 발견되고 있으니 이제는 세계적 촬영 감독, 음악 감독들도 발견되어야 하지 않겠어?
나 : …너 요즘 한국영화 안보지? 가장 최근에 본 영화가 뭐야?
친구 :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나 : 이 자식이! 세계적 촬영 감독, 세계적 음악 감독 이미 한국에 존재하니까 제발 관심이나 가지고 세계적이니 글로벌이니 운운해 자식아!
친구 : 임권택 감독님 서편제 다음 영화가 벌써 나왔어?
ps. 벅스 같은 음악사이트에 들어가서 조영욱 음악 감독의 작품들을 클릭해보면 어지간한 아이돌 스타들의 앨범 못지 않은 수많은 리플들을 볼 수 있다. 그 중 한 리플 ‘한국 사람이 작곡한 곡이었다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올드보이 ’미도의 테마‘는 끊임없이 듣고 싶다.’ 인터뷰어가 조영욱 음악 감독을 대신해 답변을 하자면 이렇다. ‘앞으로도 놀랄 일 많을꺼다’ ‘미도의 테마말고 우진의 테마도 좋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 조영욱 음악 감독에게 한국의 영화음악을 혼자서 독식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그는 내가 ‘그 해 가장 이슈가 되거나 규모가 큰 영화들을 작업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하고 말해주었다.
2) 모호필름은 친구사이인 조영욱 음악 감독과 박찬욱 감독, 김태원 프로듀서가 함께 설립한 회사이다. 현재 창립작품으로 박찬욱 감독의 ‘친철한 금자씨’를 준비 중이다.
3) ‘오필리아의 죽음’이라는 그림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조영욱 음악 감독은 그 그림을 장윤현 감독에게 보여주고 그 그림을 영화에 삽입하기도 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