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중 – 우리 동네 도사 아저씨

추리닝 한 벌에 태극기와 성조기로 장식을 하고, 색동띠는 직접 오려다 붙인 것이 틀림 없었으며 추리닝 옷깃 속의 넥타이를 보니 추리닝을 정장으로 입고 있을 만큼 비범한 패션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이불보 같은 천으로 만든 저 팔각모자는 뭐란 말인가. 그리고 조금이라도 높게 보이려 침대 위에 소파를 놓고 그 위에서 결가부좌 한 모습에서는 경건함 마저 배어 나오기까지 한다.

1. 엽기적인 그

언젠가 사진 갤러리를 운영하는 사이트 마다엽기라는 이름으로 한 사내의 사진이 떠돌아 다닌 것을 기억한다. 그 엽기 사진 속의 그는, 시체말로 엽기스럽다 못해 기괴하다는 느낌까지 들었는데,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서였다는 사람들의 반응을 듣기도 했다. 어쨌든 그 사진 속의 주인공은 요즘의 엽기 코드와 잘 맞아 떨어졌으며, 동시에 그 본질 자체로서는 이 세상과 한참이나 멀리 떨어져있는 희한한 형상임엔 틀림없었다.

추리닝 한 벌에 태극기와 성조기로 장식을 하고, 색동띠는 직접 오려다 붙인 것이 틀림 없었으며 추리닝 옷깃 속의 넥타이를 보니 추리닝을 정장으로 입고 있을 만큼 비범한 패션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이불보 같은 천으로 만든 저 팔각모자는 뭐란 말인가. 그리고 조금이라도 높게 보이려 침대 위에 소파를 놓고 그 위에서 결가부좌 한 모습에서는 경건함 마저 배어 나오기까지 한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영락없는 원츄”요, “힛겔”<주1> 감이다. 시체놀이와 더불어 한때를 풍미할 수 있는 도사놀이 코드는 이렇게 탄생할 수도 있을 듯 했다. 그러나 나의 호기심은 우연히도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여기 저기 게시판마다 뒷북 두드리는 철지난 네티즌들의 게시판 놀음으로 자주 등장했던 이 도사 아저씨나는 그를 아저씨라고 부르기로 했다는 언제나 그렇듯이 한계효용에 다달아, 별 흥미도 못 느낄 무렵, 이 도사 아저씨의 홈페이지를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홈페이지도 진작에 엽기거리로 알려졌었던 모양이었다
.)
그리고 그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나서 나의 호기심은 이상야릇한 감정, 뭐랄까 동정이랄까, 아니면 진지한 탐구욕이랄까, 아니면 외양만 바뀐 호기심 불과한 것일지 모를 어떤 것이 피어올랐다. 고백컨대, 우선은 국민학교도 제대로 못 나온 듯 한 맞춤법과 받침으로 이루어진 문장이 주는 기묘한 조형미, 혹은 발음상의 미감이 다가 왔던 것이었고. 그것을 뚫고 지나가서 조금 읽어본 그의 삶이라는 것이 나에겐 어떤 감동으로 다가 왔었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기괴함과 감동스러움을 찾아보고 싶어졌던 것이다
.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프로필은 다음과 같다.

 

이광중

약력
홈페이지 http://krea.netian.com
에 있는 그대로를 옮겨 놓음

성명: ()()() 황광웅
본적: 경기도파주 금촌
저가 자꾸 충청도 말이나오니 충청도 인거 갇고여 바로 게룡산 입니다 이글은 지상만이 아니고 천상과 세상에 전달하는 지침서와 통제관에 뜻이 옵니다 전세계에서 보십니다 한부로 일지 마시기 바람니다

생년월일: 1957.11.30 실재생일11.29
학력: 무학. 독학 검정고시
체격: 163, 54kg
결혼 유,.싱글. 혼자

희망:대학.대학원,전세계,8~80개국 유학,언어 ,역사,과학

모든 과학 .연구 ,개발 ,발명,학자, 통제 .법청학,법학

그 홈페이지의 주소를 쫓아 도사 아저씨의 집을 찾아 나섰다. 독산동. 그 한 귀퉁이의 다가구 주택 2층 한 칸의 셋집. 그곳에서 우리를 맞이하는 왜소한 체격의 도사 아저씨는 사진과는 다르게 말쑥이 차려 입고 있었다. 아저씨의 남방셔츠가 어딘지 모르게 정중하게 느껴졌다. 물론 남방셔츠 주머니에 달린 태극기 배지는 어색했긴 하지만.

퍼슨웹의 기자(나 스스로를 칭할 때 기자라고 하는 것은 아직도 어색하다.)라고 소개하고 인터뷰를 하겠노라고 말을 먼저 꺼냈다. 방 두개로 된 그 곳은 문을 꼭 닫아 놓아 탁하고 갑갑했다. 곁눈으로 집을 구조를 둘러보면서 녹음기와 카메라를 부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아저씨는 뭘 알고 싶냐고 다그치듯이 물었다. 정말 답할 수 없는 질문에 머뭇거리는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아저씨는 다그쳤다. 내가 말하기 전에 먼저 내가 당신네들을 알아야 하겠다고. 그러니 이름을 말하라고. 나는 명함을 드렸고, 그 명함을 받고 한참을 바라보더니 연습장 한 면에다 낙서 같은 그림들을 문자처럼 그리기 시작했다. 이것이면 우리들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참을 그려/써 내려가더니 이윽고 말을 계속했다. 아마 우리가 진실한 인간이라고 드러난 것인지..

 

알고 싶은 것은, 우리 면식범님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씀을 하시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도를 아시냔 말이냐고요? 기자의 도.

그것보다도 선생님 살아오신 이야기도 한번 듣고 싶고요. 외로우실 것 같은데.
, 전 혼자예요.

이런 일을 혼자 하시는 것도 흔하지 않은 일인데요
전 독신자예요. 어려서부터, 태어나서부터.

그런 이야기 한번 듣고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면 공감을 많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왔습니다. 홈페이지에 어렸을 적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구요. 어떻게 이 일을 시작했는지도 듣고 싶고.
근데 받침이 틀리죠?

글자도 굉장히 읽기가 어렵던데요? 왜 그렇게 적으셨어요?
본래 그게 우리글이에요. 우리글이고, 파산에 관한 글은 대대로 썼죠. 그건 왜냐면 법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받침에 관한 특별한 이유는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요지는 이것이 좀 더 순수한 한글이기 때문이란다.

* 받침이 다르다고 생각을 하실검니다 일본식민지 이전에 글이 옵니다
앞으로 이상태로 바뀌어야 합니다, 본래 우리 언어는 된소리 쎈소리는 업고 순순한 그자체 입니다 바로 천지님 만물님에 뜻이 담긴 글이 옵니다.

 

물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선생님이 종파가 있다면 어떤 종파가 있으신가요?
저는 종파가 아니에요. 단독이에요. 단독. 모든 거 다요. 종교가 아니고 가만있어 봐요. 여러분의 진실을 먼저 알아야 내가

 

아저씨는 나의 질문에는 아랑곳 않고 처음부터 잡고 있던 볼펜을 놓지 않고 그 낙서글자를 계속 이어나갔다. 그러다 뜬금없이 한 마디 내뱉었다.

 

많이 찾아다니셨네? 다른데?
어디요?
많이 찾아 다니셨어. 철학과?
?
철학과 아니여?
?

 

아니라고 하니 계속 심각하게 쓴다

그건 나중에 다 알게 될 거예요. 그건 염려마세요. 저는 속임이 없어요. 숨김도 없고요.

 

오래된 선풍기의 벅찬 회전 소리가 우리들의 거리를 적막하게 만드는 듯하다. 한참을 아저씨는 글쓰기에 열심이다. 한참이나 지나서 아저씨는 그 글씨에서 눈을 들어 우리들을 응시하기 시작한다.

전 밖에 나가서 기도할 때도 누가 만나자 해도 대화를 청해 와도 안 해요. 지금 처음이에요.

이 글자는 무슨 뜻이 담겨있습니까? 저 같은 사람은 봐도 도통 모르겠네요….
그분이 여기 오신 그 원인과 이유와 연유와 그 뜻 그리고 이 뜻을 왜 알라고 하시는가? 그러한 진실. 제가 여기서 한마디 할 때 이 말을 어떻게 와전할 수 있는가 없는가. 아니면 진실 그대로 하시는가. 그걸 먼저 보는 거죠.

뭐라고 나왔습니까?
제가 처음에 교회 나가는 이야기 아셨수?

 

또 뜬금없는 이야기다. 오늘 대화가 될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교회이야기 잠깐 하시는 걸 읽어봤는데 권유는 많이 받으셨다고.
권유?
. 교회 나오라고.
3.
3
년 다니셨어요?
아니, 권유.
권유만 3년 받으셨어요?
그렇죠. 단호하게 그랬지. 나는 모든 일에 중립이고 중도인데, 한쪽에 치우쳐가지고 한다면 한쪽에 분란난다. 그러면 뭐부터. 뭐가 알고 싶으쇼?

 

우리들은 특별히 그 사상이 궁금해서 찾아온 것이 아니구요.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요, 살아오신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저는 모든 게 막힘이 없어요. 종교에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거에 막힘이 없어. 가정도. ? 통제관이니깐. 나중에 간판 찍으시면 아시겠지만 모든 일에 통제관(?)이기 때문에 막힘이 없어요. 그러니깐 김성환님이 아시고자 하는 거는 해드릴 수 있고 중간 중간에 질문해 오셔도 제가 해드릴 수 있으니깐 그건 염려 마시고. 첫째 뭐예요?

이 일을 언제부터 하시게 된 거예요?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인터넷에 있는 그대로예요.

그게너무 길어가지고 제대로 읽질 못해서. ..
너무 길어가지고요?

 

이 장면에서는 정말 스스로 부끄러웠고 죄송스러웠던 순간이었다. 아저씨의 홈 페이지에 가 보면, 오늘 이 인터뷰에서 말할 내용의 많은 부분을 볼 수 있다. 직접 아저씨가 써서 올린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러나 저 문장과 문단의 구분이 없고, 맞춤법도 생소한 저 문장을 끝까지 정독할 인내심이 나에겐 없었던 것이다. 나의 불성실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정독해서 읽었대도 인터뷰 할 것이란 있는 법이다. 저 글이 전부는 아니니까.

 

직접 말씀 들어보려고 이렇게 왔습니다. 좀 읽기 좋게 나누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나중에 다 써가지고 나눌 거예요. 글씨도 키워놓고. 왜냐면 다른 분들도 다 볼 수 있게. 지금은 쓰는 중이니까요 계속.
근데 그 뒤로 계속 안 쓰신 것 같은데요?
이번에도 대구에 유니버시아드대회 그거 때문에 문제가 생길까봐 하루 갔다 왔죠. 하루 산에 가서 사악한 영혼이 많으면 그걸 좀 막고 그리고 왔지요. 그리고 처음에는 태어나서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말이었다. 그러나 아저씨는 잠시 침묵하더니 곧 자신의 이야기, 그러니까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셨다.

 

2. 고정관념을 타파하라

저는 어려서 양부모님 다 있고. 양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어렵게 자라가지고 먹을 게 없어서 개떡 쪄서 먹고, 그다음에 시래기도 버리면 추리고 추리면 요만해진 것 갖다가 주워서 끓여먹고, 그러고 살아왔고요. 일곱 살 때, 제가 어머니 하고 산에 갔어요. 안산에 갔어요. 지금 반월이죠? 거기 산에 가가지고 살면서 먹을게 없어가지고 남이 품팔이 하고 품앗이 하고 그래가지고 생활하고 그리고 열두 살 때 머슴 살다가 대전까지 가가지고 장사 좀 하다가, 다시 76년도에 거기 가게하시는 분이 가게를 빌려준다고 하는데요. 생각을 떠오른 거야. 내가. ‘장사는 금전이 있어야 장사를 하고 기술은 돈 없어도 된다.’ 그 생각으로 무조건 서울에 올라와가지고 양부모님한테 가서 취직을 하는데, 무학이라. 학교 입학도 못했으니깐. 무학이라도 누가 소개를 해서 들어갔어요.

공장으로 가셨나요?

 

, 가방공장. 거기에 가면서도 저는 어디를 가나 저를 위해서 산 적이 없어요. 고정관념. (세상사람들은) 자신이 제일이고 이거 한 개만 알지 두 개는 몰라요. A라는 거를 알면 B라는 거를 알잖아요. 근데 한 개만 해, 한 개만. 이거 고정관념을. 왜냐면 일도 이렇게 하는 방법이 있고 저렇게 하는 방법이 있잖아. 사진도 여러 가지로 찍잖아요. 요거 3 8백가지로 찍잖아요. 그런 방법이 있는데,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남녀차별, 배우지 못 하신 분, 학력차별, 임금차별하고 인간차별하고
그러고 다시 공장에 가가지고, 피혁봉제요, 거기 시다반장으로 들어갔는데요. 참 들어가니깐 너무나 가슴 아파요. 국민학교를 다니다가 그냥 왔대요, 직원이. 나이가 전부다 어려요. 그때는 12살이면 다 들어왔어요. 75년도니까요. 그러니깐 제가 왜 그러냐 했더니 집안이 어려워서, 어머님 아버님이 가정을 파괴하고 화가 나서, 그리고 아우 공부시키기 위해서
.
그래서 거기서도 우리도 앞으로 잘 살 수 있다. 여자도 대우받는 세상이 오고 그런 세상이 오니깐 지금 열심히 하라고. 첫째는 근면성실이요. 그러니깐 열심히 노력을 성심성의껏 하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룰 수 있다. 그리고 남자애들이 여자애들한테 함부로 하면 나 가만 안 놔둬.

 

그런 일이 많았죠?
, 그때는 얼마나 많았는데. 저는 그러나 아무리 어린 아가씨라도무슨 양‘, ‘무슨 양부르지야 야안 불러요. 75년이면 제가 지금 마흔 일곱이니까요. 거기에서 있다가 회사가 1년 좀 넘으니깐 사장님이 미합중국의 시민권이 있는데 돈을 다 거기에다가 빼돌린 거야. 고의적으로 부도를 낸 거야. 그래가지고 은행에서 잡아가지고 거기서 뭐 데모하고 뭐하고. 근데 전 데모 안했어요

 월급도 못 받았을 거 아니에요?
. 전 싫어요. 데모를 하지 않아도 그대로 되게 되어있어요.

해도 안 되지만 놔 두면 더 안 되잖아요.

 

그냥 그렇게 되. 데모를 하더라도 방법이 치고 박고 싸우는 거 싫어요. 어디가나 시기 하고 다툼하고 그런 거 나는 싫었어요. 그래가지고 거기서 있다가 다시 회사가 망하니깐 거기(또 다른 공장으로 이직하였다.)서 근무하는데 1년 근무하니깐 회사에서 졸업장을 가지고 오래요. 그때 위장취업 때문에 졸업장을 가지고 오라는데 학교 입학도 안 했는데? 그래가지고 그만 둘라고 하니깐 회사에 들어갈 때 솔직하게 난 무학이라고 했는데 왜 지금 이러고 있냐. 처음부터 내가 속이고 그런 거 싫다 이거야. 그러니깐 아니래요. 그냥 다니래요.
그러고 나서 회사가 망하는데 다른데 취직을 하려니깐 졸업장이 없어요. , 어쩔 수 없이 사촌형이 철공장에 근무하는데 거기서 누님이 소개해 가지고 갔어요. 갔는데, 사촌형이 이력서를 쓰라고 하면서 중졸로 쓰래요. ‘난 싫다. 솔직히 이야기해라. 솔직히 이야기해서 받아준다면 들어가고 난 그냥 싫다.’ 그랬더니 이력서는 중학교 졸업으로 써야 한대요. 나 이력서 못 쓴다고 했더니 그것도 하나 못 쓰냐고. 거기서 가슴에 못 박는 거여. 거기서 사촌형이 써가지고 회사에 들어가니 그 인사 담당이 있는데, 알 거 아니에요.

그렇죠. 금방 들통 나죠.

. 그래서 저는 그랬죠. 저 무식한대요. 그러니깐 저리 가래. 그러다가 나중에쓸 거요 말거요?’ 그러기에. ‘쓰겠습니다했죠. 그러면서 다 아는 것인데 왜 그러냐고. 거기서 취직 하면서 어머니 안산에서 모셔다가 생활 하면서 77년도인가 신체검사를 하는데, 본적이 경기도 파주거든요? 거기 가서 하는데 담당자가 이광중씨는 무학이죠?’ 그러기에그랬어요. 써보래. 그러니깐? 이거 아니야그러면서 무학이라고 할 수가 없대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지금까지 돌아다닌 곳마다 다 확인서를 받아오래요.

무학일 리가 없다구요?
, 그래가지고 다니면서 반장 통장 받아다가 주고 3일 만에 할 것을 일주일 만에 했단 말이에요. 그걸 하고 신체검사를 하는데4′가 나오는데

그게 뭔가요?
4′면 방위소집대상자거든요. 그땐3′까지 현역으로 갔으니깐 방위를. 그래가지고 난 그 자리에서 울었지. 나 군대가게 해달라고. 근데 안 된대요. 그래가지고 할 수 없이

왜 못가셨어요?
학력 때문에 못 간 거지. 어려서는 저요 키 안 컸어요. 아마 봤을 거예요. 똥 싸고 오줌 싸고.

, 어렸을 때 무척 몸이 약하셨다고 홈페이지에 쓰셨지요..
그걸 회사에 다니면서 생각을 했죠. 공부를 해야 되겠다. 78년도에.

스무살이 넘어서요….
네 그때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회사에다가 이야기를 했죠. 야근을 빼달라고 했더니 안 된대요. 거기 역시 남녀차별이 심해. 남녀차별, 학력차별, 선후배차이 들어 가가지고 물 퍼다 주고 그러면서 배워요. 드라이버로 얻어 맞아가면서. 지금은 양반들이에요, 배우는 거. 우리 배울 때는 안 그랬어요. 툭하면 때리고 여자들한테야야하고, 작업하다가도 시끄럽게 떠들고 제품 막 던지고, 그게 젤 싫어요. 저는. 제품을 정성껏 해야 되는데 그렇게 한단 말이에요.
거기 근무하면서 78년도에 사촌형한테 이야기 하니깐 계장님이 직접 오드니 이광중씨 1년만 야간 빼주라고 반장한테. 그래서 빼줘 가지고 저기 저 미아리고개삼성동에 살면서 뚝섬으로 경마장 앞으로 풍원전기 그리 출근하면서 퇴근해가지고 미아리고개 학원 가가지고 다시 삼성동으로 오는 거예요. 그러면 회사가 끝나면 5시 반 이예요. 그리고 학원가면 7시 반 이에요. 학원 끝나고 집에 오면 10 11시란 말이에요
.
가서 공부를 할라 하니깐 기초가 있어야지요. 그래가지고 빵점이었어, 빵점. 그래도 하다가, 내 신조가 있어요, ‘끊임없는 정진만이 나의 살길이다. 잘 가노라 좌절 말고 못가노라 쉬지 말라. 하다가 중지하면 아니 한만 못하더라아
~!’
그러면 그때 양어머님이 80이 다 되가시는데 기다리셔요.

양어머님이랑 같이 사셨어요?
아우도 있었어요. 회사 갔다 학원 갔다 바로 집으로 오면 허기져요. 빵 한 조각 사먹고 싶어도 금전이 있어야죠. 없어요. 거기 미아리 고개에서 삼성동까지 걸어오면 20분 걸려요. 집에 와가지고 밥 먹고 다시 책상에서 공부 하다가 자고 아침에 또 일어나 가고 하는데, 아침에 새벽에 일어나보면 어머니께서 상에다가 물 떠놓으시고 기도하셔요.

참 지극하셨네요.
, 그거 보고 내가 포기를 못해. 그러니깐 그 어머니도 평생 저를 가르치지 않는 게 원이신데요, 학교도 못 간 것도 아우가 없었으면 제가 들어갔어요. 왜 그때 아무것도 없고 극빈자로 가려니깐 둘씩은 안 된다 이거야. 의무교육 아니에요. 그게 안 된대요. 근데 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됐죠. 그나마 품앗이 해가지고 남의 집에 가서 일해 줘서 조금 생활에 보탬이 오는데 저마저 학교가면 어떻게 되요?
이거 봐요. 12살 때 밀 베다가. 낫으로 찍은 거예요. 찍었는데 주인집에서는 담뱃잎 가루 그것만 발라주고 말아요. 집에 와서 어머니한테 이야기하면 어머니 속상해 하시니깐 말을 못하고 있는데 일은 해야 하고 그냥 참은 거예요. 모내기 할 때요. 이걸 매고 한 보름간 일을 했단 말이에요. 그 집에서 그래 애들이 썩는 내 난다고, 그래가지고 집에 왔더니 어머님이 보시려고 해요. 안 보여드렸어요. 그런데 자다가 일어나보니깐 어머님이 우시면서 소금을 갖다가… ‘이 숙맥도 없는 녀석아!’ 그러면서 굉장히 화내셨어요. 자상하면서 인자하면서 자비로우시고 예바르시고 언변이 바른 분이에요.

양어머님이 친어머님 같으셨네요.
그럼요. 그 어머니가 계시기에 제가 이제까지 이러고 있죠. 근데 그렇게 하게 된 그 다음날 오징어 뼈 있잖아요. 그때 그게 3백 원이에요. 그걸 사다가 주시면서 깨어다가 바르래요. 낫는데, 가게 점방에서 얻어맞다보니깐 이거 보이죠?

아저씨는 반대편 무릎을 걷어올려 보인다.

3년 동안 질질 끌려 다니면서 장사를 한거에요. 어찌 할 수도 없고 질질 끌려서 3년 동안 그걸 또 주인집에서 사줘가지고. 그때 돈으로 아마 만 얼마야. 그거 먹고 낫는대, 주인한테 이야기 했죠. 저 안 되겠으니까 병원가게 해달라고, 그랬는데 안 되대요. 그때 돈도 없고 그러니깐 처음으로 삥땅했어요. ? 그거는 훔친 게 아니에요. 내 것만 갖다 팔아. 그럼 남잖아요. 그럼 손님은 더 줘요 심부름 값으로. 그걸 모아 모아서 보건소에 간 거예요. 찍더니 다리에 고름이 고여 가지고 뼈가 퉁글해져가지고 놔두면 썩어 들어간대요. 그래서 다리를 잘라야 한대요.
제가 혼자 울면서 자면서 하고 있는데 그 양어머니가 꿈에 보이셔. ‘광중아. 광중아. 걱정마라
.’
살아계신 분이 오셔가지고 그랬더니 나아요.

그렇게 살아 계신 분이 꿈에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군요.
, 그거는요. 서로간의 지극한 정성이 통하면요 될 수 있어요 누구나. 댁들 부부유?

하하하하하 아니에요. 후배에요 후배.

그렇게 잠시나마 웃었지만 아저씨의 이야기는 조금 지루해져 갔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와 앞으로 이어질 아저씨의 직장생활 고생담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것과 많은 부분 겹치기도 하고 또 새로운 것도 있다. 나는 앞으로 계속될 지겨움을 예상하고 다른 얘기로 화제를 돌리려 했지만 아저씨는 계속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같이 따라온 모험양이 졸리운지 종아리를 긁어대며 두리번거린다. 그러나 아저씨말을 끊기는 어려웠다.

직장생활 하시다가 이런 일 하시게 된 계기가.
그래가지고 공부도 하는데 거기도 국민학교 졸업장을 가져오라네? 그래가지고 또 가서 그만 두려고 하다가. 가서 이야기 하니깐 다시 국민학교 과정 공부하래요. 공부해가지고 다시 와가지고 회사에 가서 쉬는 날 친구랑 놀고 그러잖아요? 그러나 나는 공장 한 구석 탈의실 그 더운데 들어가서 공부하고. 그래가지고 한 번에 합격했어요. 시험 보는데 학원의 아가씨들이 컨닝을 줘요. 주는데, 몇 개 쓰다보니깐 싫어. 그냥 내가 써서 냈죠. 그런데 이제 고입은 낙방하고.
중학교 검정고시는 78년도 4월 달에 합격했지만 고입은 8월 달에 떨어지고 세 번 떨어지고 네 번 만에 붙은 거예요. 근데 그때도 고입을 할라고 하는데 3월이었나요? 먹을 게 있나요 집안에? 콩나물 3백 원 어치 사다가 백 원 어치 사다 놓으시면 국물 잡수고 건대기 남겨놓으세요. 전 어려서부터 고기도 안 먹고 술 담배도 안 먹고, 지금도 반찬 두 가지에요. 건강해보이죠? 그러니 어떻게 해요. 그래가지고 회사에다가 이야기 한 거죠. 3개월 동안 밤에 일하고 낮에 학원에 가고. 그러니깐 아침에 퇴근하고 학원에 들렀다 10시까지 수업하고 집에 오면 1시 두시. 그때 되면 하루에 두세 시간 자요
.
3
개월 동안. 그러고 하는데 어느 날 칠판이 안보여. 그래가지고 병원에 갔더니 각막염이래. 충혈이 됐는데 왜 이러고 있냐고. 눈 먼대요. 그래도 그거 어머니한테 말 안하고. 근데 또 어머님이 밤에 기도하시네. 그러면서 또 쓰다듬어 줘요. 저는 어머니 하시면 가만히 있어요. 눈 안 떠요. 일부러 자는 척 해요. 그래서 그때 생각을 했죠. 회사도 그만두고 공부도 그만두고 다 그만두래요
.
그래서 어떡해. 혼자 고민 고민 생각도 하고 혼자 울기도 하고, 혼자 생각을 했죠. 내가 당장 눈이 먼다 할지라도 회사는 나가야 되겠다. 그래가지고 오히려 회사에 가가지고 야간 했더니, 야간 하니깐 상황이 좀 풀리죠. 학원 그만두고. 그런데 어머님이 그걸 어떻게 아셨는지 꿈에 현몽을 받으셨는데 잘못되면 눈이 먼다고 하신대요, 산신님이. 그래서 우시면서 기도를 하신 거죠. 그래가지고 눈이 나은 거예요
.
그래가지고 다시 79년도에 국가에서 혼란이 많았죠?

그렇죠.

그렇긴 하지만 왜 그런지는 모를 일이다. 아저씨의 특징인데, 아저씨는 사회에서 느끼는 많은 부조리를 몸소 자신의 육신으로 화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일부는 경험에서 온 것 같기도 하고 또 일부는 학습된 내용에서 비롯된 것 같기도 하다. 예컨대, 여성에 대한 지극한 동정과 약한 자에 대한 위로와 위무는 아저씨의 경험과 밀접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의 운명과 신체의 운명을 동일시하는 것은 사실 속세를 등진 무인지경의 산 속에서라면 불가능한 것 아닌가.
그런 아저씨의 생각에서 발견되는 육화된 사회적 키워드들은 여성평등, 약한 자의 보호(반말, 폭력 등으로부터의), 고정관념 타파 등이 눈에 띄었다. 솔직히, 국가 안위와 세계평화는 너무 흔한 것이었고.

저는 국가에서 혼란이 많으면 정신이 나가버려요. 저는 힘이 없고 맥이 없고 먹으면 쓰러지고 그래. 그러면서 있다가 79년도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허리를 다친 거예요. 허리를 다치는데 회사에서 치료를 했어요. 도저히 안 되겠어요. 저는 제가 죽을 날을 알아요. 국가에서 무슨 일이 터질 것 같고 그래서 79년도에 회사를 그만 뒀는데, 회사에서 휴직 계를 내래요. 저는싫습니다. 제가 휴직 계를 내면 이 자리는 남죠? 그러면 다른 분 채용을 못하잖아요. 제가 여기 없는데 왜 제가 여기 있습니까?

다른 분 갖다가 쓰십쇼. 제가 나중에 오면 그때 받아 주시더라도 지금은 하십쇼. ? 일자리 없는 분 있으니까요.’
그러니깐 회사에서 안 된대요. 그래서 내가 그랬죠
.
이건 회사도 손해고 저도 싫습니다. 저로 인해서 회사가 손해 본다면 싫습니다
.’
하고 과감하게 사표내고 그날 저녁에 어머니한테는 이모한테 간다고 파주. 파주에 가서 죽었다가 깨어났어요. 아침에 텔레비전 트니깐 박정희 대통령 서거했다고 하고서 다시 이제 거기서 이제 운전학원 다니면서 운전면허증 따고 다시 와서 운전 할라고 운전회사에서 오라고 하기에 회사에 가는 길에 69번 버스가 보여요. 전 만물하고 이야기 다 해요. 차에서 떨어졌는데 어떤 아줌마가 머리가 깨졌어. 뇌가 이렇게 보여. 그거 보고는 운전 안 되겠다. 그래가지고 다시 풍원전기로 들어 간 거예요
.
그래가지고 창원기계공장까지 가는데 당장 돈이 있나? 그리고 양어머니는 양아들이 계셔요. 양아들님이 그 분이 모신다고 하기에 저는 그냥 가는데, 어머님이 우시는데 저는 정말 뗄래야 뗄 수 없어요. 저는 이제까지 그분 한 분이에요. 근데 제가 거기서 뭐를 꾸몄지. 정을 때려고요
.
그러나 어머님이걱정마라. 나다안다. 그냥 가라 가.’ 제가 가는데 용돈 보내 드리겠다고요
.
그리고 창원에 있는 돈. 방 얻을 돈이 있나요? 그래가지고 같이 구했는데 한 달 있더니 나가래.

동생분이요?

아니. 같이 있는 분이. 그래서 어떡해. 방구할 돈이 있나? 그래가지고 만 원에 오천 원짜리 방 얻어 간 거예요. 골방. 그 추우면 떨면서 거기 있으면서 이제는 전세 얻어야 되겠다. 그래가지고 적금도 들고 그랬는데 양아우가 연락이 온 거예요. 군대 방위를 받아야 되는데 새벽에 우유 배달한다고. 보증금이 없대요. 다 털어 준거예요.

3. 나를 배신하면 벌을 받아

 

아저씨와의 대화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속으로 몇 가지를 다짐했다. 이광중 아저씨를 보고 흔히들 뭔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들 할 것이다.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아저씨의 장광설이 그 것을 뒷받침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원인이나 기원을 따져 들고 싶지는 않다.
어설프게 저런 비정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근원을과학적으로 분석해내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아저씨를 원인과 증상으로 구분해서 병리학적인 대상으로 만들 필요가 뭐가 있을까, 그리고 그럴 자격이나 있을까. 얘기를 들으면서 느낀 것이지만, 아저씨의들이 이상한 것이지, 아저씨의 삶이란 지극히 정상적인, 우리들이 둘러보면 흔히 마주치는 삶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
또한 아저씨의 삶에 엉성한 감상적 덧칠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 감상적 태도와 엽기라는 이름으로 킬킬대며 즐겼던 배타적인 놀음과는 뭐가 다른지 분명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
그저 들어보고 싶은 것뿐이다, 이웃 아저씨의 살아온 이야기를.

저는 친구를 못 사귀어요. 그 친구가 저한테 잘못 하면 벌 받아. 제 눈을 봐요. 그 사람도 교통사고로 죽었어요. 저 방 배신한 사람. 그래가지고 겁나서 혼자 고민 고민 하다가 저 사람을 도와주려면 내가 깊이 사귀지 말자. 어느 선을 그어놓고 여자들도. 그러면 회사에선 그래요너는 여자편이다. ‘아닙니다. 저는 동등합니다.’
거기 있으면서 하도 심심해가지고 혼자 마산에 극장을 갔어요. 거기 있으면서 1년 더 있다가 50만원만 원짜리 전세 얻었어요. 그게 81년인가 2년인가. 거기 있으면서 주인집에서 장갑공장도 하는데 그것도 도와드리고 저는 한시도 쉬는 날이 없었어요. 그러니깐 국가가 일어났지.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래가지고 쉬는 날 마산에 가니깐 혼자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종소리가 쉬는 날 나요. 그래서 터벅터벅 걸어갔더니 마산 절법사있는데 청년회 거기 들어가서 다니면서

83년도에 저는 가면 제가 항시 어머니 생신하고 명절날은 오거든요. 근데 갑자기 오고 싶어요. 83년도인가 2년도에. 왔더니 어머니 혼자 계시는데 기력을 못 쓰셔요. 아우도 없지 요만한 꼬마만 하나있고. 아우, . 그랬는데 그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엘 갔죠. 서울대 병원.
거기 흑석동에서 모시고. 가니깐 병원에서 안받아 주대요. 너무 노쇠 해가지고 주사도 안 들어가고 다 안 들어간대요, 영양실조로. 그래서 사정사정했지. 링게루라도 맞게 해 달라, 그랬는데도 안 된대요. 그래서 무릎 꿇었어요. 제발 좀 해 달라고요
.
그때 한 참 있다가 나중에 해줘가지고. 간호원 언니들이참 효심이 지극 하세요. 나 같으면 안했을 건데그래서 주사 바늘은 꼽는데 근력이 없으면 주사 바늘도 안 들어 가데요. 여기저기 찌르더니 간신히 찌르기는 찔렀는데 약이 안 들어가네. 거기서 저는 또 걱정한 거예요. 뺄까봐. 그래가지고 간호원 언니가 씩 웃고 나와. 그래가지고 한 30분면 맞을 것을 두 시간
.
회사에도 아무리 바빠도 제가 어머니 뵈러 온다면 휴가 내줘요. 그때도 그래가지고 하루 휴가내고 하루는 야간 일하는데 어머니 집으로 모셔둬야 시간이 없는데 모셔다 드리고 커피 사다 드리고 끓여서 잡수시라고 그날 저녁에 가는 거에요. 아침에 가니깐 그래요 과장님이어머니 편찮으셨죠?’, 그래서어떻게 알았어요?’ 그러니깐다 알아, 회사는. 효심이 착해가지고. 이거 어제 나와야 할 건데, 이광중씨가그래가지고 휴가 내준 거야, 그냥. 하도 착실해서 어머니니깐 그러니깐 일이 안 되는 거예요.

같이 모시고 사시지 그러셨어요?

아우가 결혼했는데 아우 처가 일 나가면서 하는데 애를 봐줘야 한단 말이에요. 그 다음부턴 일이 안 돼요. 계속 생각나가지고.
그러다가 83년도에 쉬는 날 주인집이 하도 바쁘고 그래가지고 지붕이 새요. 그걸 고치러 올라간 거예요. 고치러 올라가다가 떨어진 거예요. 그래서 다쳤어요. 주인집은 누가 해 달랬냐. 그랬었죠. 제가 뭐 치료비를 달랬어요. 뭘 달랬어요. 제가 하다가 제가 떨어진 건데 왜 펄펄 뛰세요? 그래가지고 또 이제 회사를 그만두게 된 거에요. 3개월 동안이나. 그래서 회사 가서 이야기 하니깐 또 휴직계를 내래요. 안되겠다고 이건 제가 회사에서 다친 것도 아니고 개인일로 한 건데. 쓴 거야

그래도 회사가 그 정도 사정은 봐줄 수 있잖아요.
봐줄 수는 있는데, 왜 그렇습니까? 싫습니다. 저는 그래서 사표 쓴 거야.
또 괜한 일 하셨네요.

 

아니에요. 싫어요. 그런 거. 저를 인해서 상대방에게 피해가 간다면 난 떠요. 그래가지고 3개월 동안 다시 들어갈라니까는 안받아줘요. 문득 또 떠올라요. 이 기회에 어머니한테는 못가더라도. ? 아우랑도 자주 싸워요 이상하게. 말을 안 들어요. 자기 고집대로 해요. 형이 아니야. 깔아뭉갤라 그래요. 그래가지고 무조건 성남으로 와가지고 들어간 거예요. 그때 또 일당 3천원 받고 일했어요. 3개월 이후에 올려 준다고 그래요. 3개월 후에 올려 준다고 하더니 안 올려줘요. 안 올려주고, 그래가지고 있는데 봉급 올리는 날, 회사에 일도 없는데요. 철야를 하래. 몸 아파 죽겠는데. 월급날 철야 하라고 하는데 약속이 있었거든. 서울 도봉사 청년회에 입원을 맡고 있었으니깐. 문화부장. 그러니 어떡해. 안가면 4-50명이 절 기다리고 그런대. 거기서도 알고 일도 없어요. 거기서 화가 난거에요. ? 하필 봉급 올리는 날 그걸 트집을 잡은 거에요. 안올려줄라고. 그래서 상무한테 이야기 했어요. 철야하래요. 그래서 난 가야겠다고 하고 갔어요.
다음날 회사에 갔더니 월급을 안 올렸어요. 그래서 상무님한테 갔어요. ‘내가 이러이러해서 빠졌는데, 내가 누굴 배신을 했냐고, 저는 비록 속임을 당하고 이용을 당하고 하지만 다른 분한테는 그러지 마십쇼. 저는 배신당했다고 나갑니다. 상무님도 여기 오래 못 있을 거요.’ 그리고 나온 뒤로 내 기계도 빼서가지고 한 놈 차사고로 죽고 상무도 쫓겨나고 한동안 풍파가 갔었어요
.
나와 가지고 또 어떡해? 실업자인데? 있는 것도 까먹어. 신문배달이라도 하려고 가니깐 다리가 아파 도저히 못하겠어요. 3개월 동안 아픈데 어머니한테 연락이 왔어요. 아는 거죠. 꿈에 오시면 그래요. ‘광중아 광중아창원에서도 아침에 출근시간 되면광중아 밥 먹고 나가야지!’ 그러면네 어머니그렇게 대답을 하고 나서면 지각이 없어요, 지각이. 그만큼 절 애지중지 하시죠.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어요? 어떤 계기로 양아들로 들어가시게 된 거예요?
저는, , 그건 제가 본적에 들어갈라 그래요. 파고 들어갈라 그래요. 내가 왜 이씨 집안으로 들어왔나. 확실하지 않아서 말씀 드릴수가 없고….


아저씨의 출생내력을 캐물은 것은 좀 그랬었다. 아저씨는 원래 황씨라고 했는데, 그 내력은 아저씨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닐뿐더러, 아직도 그 내력을 파고 들어가고 싶어 할 만큼 가슴 한 구석에 부담으로 남아 있을 비밀일 텐데 말이다. 그러나 그 양어머니의 각별했던 사랑도, 양어머니에 대해 지극정성으로 모셨던 아저씨의 말을 듣노라면, 어느 먼 나라 동화 듣는 기분은 왜일까? 그러 먼 얘기도 아니고, 또 우리 이웃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일 텐데.. 그만큼 우리가 이런 이야기들을 듣기 싫어했던 것은 아닌지..

 

안산에 있는데, 갔지요. 면접 보러 갔더니 회사가 부도난 거예요. 3개월씩 월급이 밀린거예요. 그랬는데 보니깐 어떤 제품만 개발하면 된다. 이거야. 그런데 가보니깐 시설은 참 잘해놨어. 그래서아하 이게 무분별한 시설로 회사가 부도났구나.’ 했지. 그리고 기계 한대에 몇 억씩 자리 서있어요. 거기서 그랬지. 이건 국가적인 낭비다. 그거 대우에서 납품받아서 미합중국으로 수출하는 거란 말이야

 

수출? 아 좋다. 수출하면 우리 국가도 부강해지고 달러도 벌고 그러니깐 얼마나 좋냐. 그래서 사실대로 이야기 했죠. 이렇게 이렇게 가봤더니 이러이러 한 게 있는데. 제가 원인을 분석을 해보니깐 성심과 정성이 없었다. 성심과 정성이 없고 대책이 없다. 고마움이 없다. 중요한 게 없다, 이거예요. 고정관념. 부장이고 과장이고 자기 시키는 대로만 하래요. 도저히 안 돼요. 10년대 한 사람도 그걸 못해요. 못하는데 그거만 개발하면 돼. 그거만 개발하면 회사도 살고 수출도 하고 그 많은 백성들 배를 곯고 있으니깐 먹고도 살 수 있으니깐. 그래서 이거면 된다. 그 생각으로 개발을 하는데. 툭하면 와가지고 간섭을 해요.

 

처음엔 대꾸도 안하고 시키는 대로 했단 말이에요. 도저히 안 되겠어요 제가 원인을 파악해가지고 싹 기록했죠. 저는 직감으로 해요, 직감으로. 하다보면 기계에서 직감이 와. 이렇게 해달라고. ? 자기 몸은 자기가 알죠? 다 마찬가지예요. 이것도.
딱 써가지고 부장님, 과장님도 이렇게 해봤느냐? 이게 다 원인을 파악한거고 분석한거다. 모른대요, 그건. 사장님이 보더니 부장 과장을 불러가지고 발길로 차버려
.
앞으로 그 사람한테 간섭하지 마. 나 이외에는 간섭하지 마. 200명중에 그 사람은 내 손가락안의 5번째야. 이 사람이 공부를 하고 학력만 있다면 내가 지금 간부급으로 올리는데 이사람 무학이고 그래서 학력이 없다고 너네 그러지? 그 사람 두고 봐 그 사람 성공해. 반드시 성공해
.’
그래가지고 이제 거기서부턴 제 나름대로 한거예요. 해가지고 3개월 만에 제가 성공을 했어요. 근데 개발하고 나니깐 그런 소리가 싹 들어가. 그래가지고 야근 철야 하루에. 다른 사람한테 맡기면 불량 나고 파토가 나. ? 성심과 정성이 없어요. 거기서 해가지고 하니깐 철야를 몇 일식 하고. 그래서 그 회사가 일어났단 말이에요
.
일어났는데 제가 거기서 또 사고를 당했어요. 회사에서 배신을 당해. 봉급 올려준다고 그러고 또 안올려주네? 그런데 어느 날 일을 하는데, 3 6만 회전 들어가요. 그게 독일제. 탁 쳤는데 그게 힘줄이 팍 나간거야. 그래가지고 병원 가서 치료하고 하는데 해가지고 이제 3개월 만에 나은 거에요. 그래서 이제 거기도 그만 둔거란 말이예요.

계속 그렇게 1년도 못가서
아니 거긴 2. 그리고 거기서 그랬지. 아 이제 여기서 내가 할일이 끝났다. 그런 생각이 딱 와요. 그래서 이야기 했지. 한 사람 붙여주쇼. 제가 키워드리고 나가겠소. 자신이 가진 재능은 물려주고 가겠다..
그래서 사람을 붙여주대요. 그래가지고 사람을 이제 사장님이 막은 거에요. 그리고 제가 하도 불량 나길래 검사 할라고 가서 검사하는 대 사장님은 그래요. ‘1억짜리 만질 사람이 몇 천만 원짜리 기계를 만지냐. ‘안다. 그냥 내버려둬라그랬죠. 사장님은 이상하게 저한테는 반말 안 해요. 그래가지고 이야기 했지. 그럼 봉급 올려주시요. 언제 언제 올려 주겠대요. 그래서 그랬지 약속을 어기면 그날로 난 그만 둡니다. 그래가지고 약속 날이 왔는데 아무 소식이 없어요
.
그래서 화가 났지. 과장한테 갔지. 가가지고당신 감히 누구를 속이고 이용하고 배신을 해? 괘씸하게. 당신 여기 오래 못 있어. 내일 모레 당신도 그만둬. 나 지금 이렇게 나가지만 당신도 그럴 줄 알아.’ 그러고 이제 저는 항시 나올 때는 다음 분을 위해가지고 기계 청소 싹 다 해요. 기계 청소 다하고 적어놓은거 다 놔두고 위에서. ? 그건 내 노하운데 그냥 주고와요. 아낌없이
.
그렇게 해서 나왔는데 어딜 가나 고정관념이야.

다 똑같죠 뭐.

아휴 그놈의 고정관념, 고정관념. 그러니깐 우리가 기술 발전을 못하는 거야. 우리는 충분히 일본을 따라가고도 남아요. 그래가지고 신생정밀에 들어갔는데 여기도 고정관념부터 없애야 되겠다. 그리고 주임. 반장. 사장 이런 분들이 말 함부로 못하게 직원들한테. 그런 니들은 안 통해. 야야 이거해라 저거해라 그러고 하잖아요? 이런 건 앞으로 안 통합니다. 저것 좀 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해야지 저거 해라 이런 군대식은 앞으로 안 통합니다. 거기서 내가 혼자 고립됐지. 그러면서 뭐야 이광중씨는 독불장군이야. 그래가지고 거기서 근무 하는데 과장이 자기 잘못한거 떠다 민거요. 계속. 잘한 거 자기가 한거고 못 한건 남이 한거고. 그러니깐 스스로 나가게 할라고. 직원들은 알지요. 아는데 함부로 못해요. 저는 반장이니깐. 직원이 그러더라고반장님이 내보낼라고. 한다. 그래서 그러지 말라고 지금 가정도 있고 하니깐 그러지 말라고. 내가 참지.

 

아저씨의 이야기 중에 느끼는 것 또 한 가지. 누구 잘못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아저씨는 언제나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결과는 언제나 아저씨의 손해로 돌아간다. 신념이랄까, 아저씨의 어떤 고집 때문인 듯도 해보였다. 많은 친구와 함께였다면 아저씨의 삶은 지금과는 좀 다르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와중에서도 아저씨는 아저씨가 소유한 비범한 능력과는 달리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 월급 올리는 것에 아쉬워 하고, 지금껏 겪었던 손해에 대해 피해의식을 보인다든지, 손해를 입힌 자에게 응징을 내린다든지, 사장님에게서 만큼은대접을 받았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 너무나 인간적이다.

 

그래가지고 89년도에 어머니 가까이 있으려고 여기까지 온 거에요. 아우는 저기 시흥살고요. 89년도에 한번 찾아 봤더니 너무 노쇠하셔서 소대변을 못 가린다고 재수가 잡술 것을 안드리데? 가슴이 아파가지고 집에 와서 일도 안 되고 있는데 제가 모시고 싶어도 어쩔 수 없죠. 89년도 10월 달에 갑자기 아우한테서 전화가 온 거에요. 어머니 위독하시다. 갔더니 어머니가 위독하셔가지고 양자 형님이 집을 새로 지었어요. 거기로 모시고 가가지고 거기서 하루 계시니깐 거기 모셔 간 거는 그동안에 불효한거를 풀어드리기 위해서. 한 맺힌 거를.
거기서 모시고 갔는데 형수가 공양을 하는데 하루 이틀 지나고 조금 나으시니깐 싫어해. 그 다음날 저는 거기서 출퇴근 한거에요. 다음날 누이가 오더니 그래. 어제 꿈을 꿨는데 캄캄하데요. 갑자기 환한데 청룡 황룡이 어머니를 모시고 올라갔다고. 어머니 오늘 돌아가신다. 그러자 마자 어머니 돌아가실라고. 하는데 제가 붙잡았어요. 붙잡으니깐 사신님이 오셨어요. 전 알아. 제가 있으면 어머님을 못 모셔간대요. 높으신 분이 있으면 못 모셔 가는데 어머니는 가셔야 된다 이거에요. 그래가지고 안 된다고 하니깐 사신님이 오시더니 옆방으로 가라고 하셔요. 갔지. 가가지고 이렇게 있으니깐 꼼짝 못하겠어요. 붙어가지고 땅에. 그래서 어머니 돌아가셨어요. 그러니깐 가봐라
.
돌아가셔서 그때 89년도에 원래 49일을 해야 되는데 100일을 탈상하고 89년도 12월 달에 제가 이제는 해야 할 일을 해야겠다. 그리고 신 궂을 했어요. 저는 신 내림을 안 해도 되는데요. 동네신이 툭하면 굿하고 툭하면 굿하고 그래요. 내가 앞으로 할일이 있어요. 항시 다니면서도 난 앞으로 할일이 있다고. 그래가지고 관악산에서 3일 동안 했어요. 그런데 그때 돈이 없어서 아우가 돈을 댄 거야, 이백을. 안 하려다가 형제들 다 합의 받기 위해서 굴복시키기 위해서 화가 나서 한 거에요.

 

아저씨는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신내림 굿을 받은 셈이다. 어머니에 관해서는 조금 얘기 하다 말았는데, 아저씨의 어머니도 사당과 절을 짓고 그곳에서 기도를 올렸다고 했다. 아저씨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저씨가 신내림을 받는 것은 어머니의 뒤를 이은, 일종의 세습무(世襲巫)의 형식을 띠는 것 같기도 하지만, 혈통의 문제도 그렇거니와 가계적 전통의 형식을 띠는 것도 아니라는 게 세습무의 전형과는 달라 보인다. 그것은 오히려 강신무(降神巫)의 모습과 비슷하다. 흔히 무병이라고 하는 영적인 체험을 어머니의 죽음에 임하면서 아저씨도 겪었기 때문이다. 사실 어머니의 죽음 이전에도 신기한 체험이 몇 번 있었다고 했지만 사신과 영령을 경험하는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
그후 아저씨는 어떤 무속적 의례를 거쳤는지는 알 수 없다. 지금의 모습과 이야기를 보고 들으면, 한국의 전통적인 무속과는 상관없는 길에 있는 것 같다.

 

그래가지고 방을 얻어다 거기다가 (신전을)모신 거예요. 그래서 거기에 모시고 있다가 다시 회사를 그만두고 사표 쓰고 사표를 쓰니깐 사장님이 붙잡으셔요. 그냥 모셔놓고 회사 다녀라. 그래도 안 되겠다고. 그래가지고 저기 50 10만 원짜리 방을 얻어가지고 모셨지

4. 고독한 군황

 

이제 이광중 아저씨는 본격적인 길로 들어섰다. 누구도 말리지 못할 것이다. 그 길은 험난했지만, 세상의 군황인 아저씨는 하늘의 순리와 땅의 도리를 실천하는 길은 거룩하고 아름답다. 고난은 순간일 뿐 세상에는,,, 아저씨의 말대로, 평화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물그릇 여덟 그릇을 올리고 하루에 일곱 번 갈아드리고 올리고. 그때는 묘향산 산신도사. 근데 그 주인집에서 온 거예요. 자기네는 교회 다니는데 왜 그거 다냐. 당장 때라고. 어떡해요. 복덕방에 사실대로 이야기 했었는데. 손해배상 해주고 방 다시 얻어준대. 그래서 다시 얻어서 인사를 하는데 저는 이사 할 때마다 비가와요. 비가 부실 부실와요. 부슬부슬 구슬프게. 아우도 다 와서 같이 했지. 다시 50 10만 원짜리로. 거기서 있었으면서 점도 보고 했는데 저한테는 돈 많은 사람 안와. 불쌍한 사람들만 오지. 그래가지고 거기서 이제 점도 보고 산에 기도도 가고 혼자 그랬는데 자꾸 여자들이 와요. 자꾸 오는데 한번은 12시에 와요. ‘왜 왔어요?’ 그랬더니. ‘아시면서 왜 그래요?’ 그러는 거예요. ‘이러지 말아요.’ 그러면서 가시라고 하니깐 그 다음부터는 안와요. 그래가지고 거기 있으면서 추운 겨울에 기도를 가는데 기도 가가지고 항시 진지를 짓잖아요. 가스가 얼어가지고. 천수 물도 갈아버리는데 물이 얼어버려. 쩍쩍 붙고. 그래도 겨울에 아무리 추워도 목욕도 찬물에다가 해. 처음에는 추운데 나중에는 훈훈해요. 그래서 기도하고 오는데 산신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너는 미륵부처고 인도의 석가모니고 너 위에는 없다 본래. 근데 왜 네가 신의 제자를 택하느냐. 왜 조상님한테 굴복하느냐?’


그 윗길이다?
. 그래서 그랬지요. ‘어머니, 어머니 제가 선대님 후대님 당대님 어머니 아버님 조상님이 안계시다면 제가 어떻게 태어났겠습니까? 이건 하나의 순리요 도리가 아닙니까?’ 그러면서 이제 기도를 한거에요.

 

그래서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오신 거군요.
그동안에 풍파도 많이 겪었죠. 그때 제가 가슴이 아픈 건 뭐냐면 제가 이렇게 진지를 올리고 뭐를 올리는데 다른 만신들은 조상조상 산신산신 반말하는 거 싫어요. 저는 안 그래요. ‘산신님. 조상님.’ 항시 무릎 꿇고, 진지도 올리고. 한 푼 벌면 두 푼 올리고 두 푼 벌어들이면 세 푼 올리고. 그러면 못 먹고 살죠. 하루에 맨밥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 니 몸이 건강해야 된다. 그렇게 좋아하셔요. 그렇지만 가슴이 아픈 건 그렇게 제자를 많이 내셨지만 얼마나 속이 상하셨으면 제가 이거 조금 할라고 가는 걸 좋아하시고 칭찬하실까. 가슴 아파요 그건.

미륵이시라면 산신령께 공양 안올리셔도 될 텐데?
그건 하나의 도리에요.

먼저 앞선 분들에 대한?
아니에요. 그건 높으면 낮아지고 낮아지면 높아지고, 천상이 높다 해도 이 땅은 땅의 도리가 있지 않느냐.

땅의 도리.
교회로 말하자면 하느님이에요. 그러면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요. 제가 거기서 그렇게 한 거는 무엇이냐? 하나의 순리에요. ? 첫째는 어머니, 아버님, 조상님 이전에 먼저 공양해라. 그거 먼저요. 근데 오로지 하느님 부처 예수만 찾는단 말이에요. 그러면 하느님 위엔 누가 있고 부처님 밑에는 누가 있어요? 자기한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야? 세상이 거꾸로 가. 이 순리를 잡기위해서.

 

저는 얼핏 들어서 잘 모르겠는데요.
그러니깐 댁이 쉽게 말하자면.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가 계시는데 어머니, 아버지한테만 잘하고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등한시 해봐. 할머니 할아버지가 화나지?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한테만 잘하고 어머니 아버지한테 등한시 해봐. 화나지?

밑에 사람도 잘해줘야사장이 일반 직원한테 반말하지 않는 거랑 똑같은 것이겠네요?

 

그렇지. 그러니깐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른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이라. 알면 얼마나 알고 모르면 얼마나 모르느냐. 알면 모르는 게 있고 모르면 아는 게 있단 말이야. 안 그래요? 제가 지금 하는 일이 있으면 그대가 하는 일이 있고. 그러면 그대가 아는 거는 이대가 모르고 이대가 아는 걸 그대가 몰라. 그렇죠? 누가 누구를 제일이라고 할 수 있느냐. 다만 끊임없는 바른 노력에 있을 뿐이다. 흐려지면 맑아지고 맑아지면 흐려지고 둥금이 있으면 네모가 있고 네모가 있으면 삼각이 있고 사각이 있고 이렇게. 비가 오면 맑아지고 그 맑아져서 땅이 젖으면 다시 빛으로 말리고 흐리면 맑아지고 맑으면 흐려지고. 그리고 있으면 얼마나 있고 있으면 얼마나 있느냐. 아무리 부자가 집을 쌓아놓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도 없는 게 있어요. 안 그래요? 아무리 내가 지금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지금 무학이고 학교를 못 갔다고 하더라도 첫 번의 계획은 그거예요. 전 세계 과학. 과학의 질서가 엉망이에요, 지금. 과학의 질서가 엉망이면 세상이 안 돼요.

과학을 잘해야겠네요?
모든 과학. 순리가 있어요. .

과학을 어떻게…… 정리를 하시나요?
좋다면 그리로만 모여. ? 첫째는 과학의 도리를 알아야 돼. 지금 인터넷 보시유. 얼마나 분란이 많아. 함부로 욕을 하고 남의 사이트 들어가서 함부로 보고 이것이 도리에 어긋난단 말이에요.

 

이미 아저씨의 홈페이지 게시판들은 악성 네티즌들의 짓궂은 습격을 받아 한 때 난장판이 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좀 잠잠해졌지만 아저씨는 적잖이 마음 상한 모양이었다.

 

그러니깐 과학을 하되 과학에 맞는 도리를 찾는 것?
그렇지. 왜냐면 IT다 뭐다 있단 말이에요. 그리고 또 밑에 IMT가 있어요. 순리적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욕심만 과해가지고 고정관념이 있어가지고 욕심만 과하니 이건 보기 싫어. 이건 보기 싫고 큰 거만 봐요 큰 거만. 지금 경제가 그 꼴이야. IT다 벤처다 해가지고 그리로 다 모였어. ? 지금 경공업 상공업 중공업 있잖아요. 지금 수공업이 없으면 중공업도 없고 IT도 없어. 수공업이 기초야. 이것부터 골 고루다 발전을 시켜야 되는데 이거를 무시해버리고 벤처다 뭐다 한 가지만 가지고 파고드니 이게 망가지면 다 망가져버려. 이게 하나의 순리야. 이게 바로 기도야. 지금 많이 잡았잖아요.

선생님의 기도로
, 평화와 화합도 마찬가지야. 그게 바로 평화와 화합이야. 지금 오로지 하느님 부처님만 찾으니깐 높은 것만 알아 고정관념만 있어. 자기 위에는 없어. 자기 밑에만 있고. 그리고 저는 사상가이자 정치가이자 경제가이자 법가이자 전 군황이에요. 모든 군의 황제예요. 한번 불러볼까 군황가?

 

아저씨는 내가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느닷없이 팔을 휘저으면 노래를 불렀다. 군황가라고 했는데,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들은 아니었지만, 박자와 리듬이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이었다. 군가 혹은 교가 등에서 익숙한 것이 아니었을까. 노래의 가사를 굳이 받아적는다면 이랬다.

 

군황가
작사/작곡 이광중

신종문신신여려라
난종고골신

천천천천천천

천상천군용

샤바자야샤

호호호야

 

마지막 구절호호호야가 끝나자 재빨리 왼손으로 경례를 부쳐 올렸다. 정말 군가 같았다.

 

무슨 군가 같은데요?
천상의 군가 아니야, 천상의 군가. 하늘의 군가.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저를 한번만 만날 분도 아니고 댁에서 잘하면 내 책도 쓸 수가 있어 앞으로. 세상의 저는요 원인도 알고 대안도 알고 방편도 알고 해결책도 알아요. 나 아직 안 나서. 찾아오면 해줄까?

인터넷에서 다 말씀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여태 많이 했어요. 했는데.

다 못 알아듣죠? 사람들이.
그래서 이 기자라는 거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사회에 감찰을 두고 모든 분의 진실을 위해서 첫째는 선량하시고 착하신 분한테 세지 않고 당하지 않게끔. 아시겠소? 전 방송국에도 이런 거 써요. 방송의 역할과 의무와 책임. KBS~!

kbs 게시판에다 쓰셨다구요? 근데 별 반응 없지 않았나요?
읽어보지만 나한테 대꾸는 못하지. ? 맞거든.

 

사람들이 대꾸 안하고 이러면 외롭지 않으세요? 혼자만 있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이 종이님하고 말하고 선풍기님하고 말하고. 이 선풍기님 지금 8년째야 고장 한번도 안 나고 떨어지고 뭐해도.

 

저는 제자 같은 분을 기르셨으면 어떨까 이런 생각도 하는데혼자 하면 아는 사람도 없고 외롭고.
제가 이런 생각을 만약에 이러한 모든 사실이 저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죠. 나타나지 않고 한단 말이 뭐냐면 여러분들이 스스로 할 수 있게끔 고정관념을 깨주고 정신, 생각, 언행, 품행, 행동을 고창하게끔 해야 된다는 거예요. ? 이건 기도야 기도. 영령이 아니라 기도야.
그리고 댁에서 그 지금 첫째는요 인간이 만물의 영정이란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아십니까?

글쎄올습니다..
만물의 영정이란 소리는 만물님한테 영이 들어있단 소리에요. 인간이 만물보다 낫다는 게 아니라. 그러면 제가 여태껏 혼자 했던 것은 이 세상이 A라고만 알고 있는데 제가 B라고 우긴다. 그럼 싸움 나. 이거를 서서히 고정관념을 깨고 정신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스스로 노력을 하여 스스로 개선과 개혁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게 리더야 리더.

근데 그게 또 바로 잡히려면 시간이 걸리겠죠?

그거는 이제 첫째는 만물님이에요.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을 놔두고 이게 결과만 가지고 뭐라고 합니까? 저는요 저 사람 벌도 내릴 수도 있고 도와줄 수도 있어요. 원인을 놔두고 결과만 말합니까? 전쟁 막아야죠. 천지만물 파괴를 막아야죠. 천지만물 파괴를 하는 전쟁을 막고 이 만물님의 음양의 평화와 화합과 질서와 융합과 순리와 이치와 정도가 깨지면 그런 기운이 들어가요. 그러면 이 만물님도 그동안에 숫한 고난을 당했죠. 그러면 사람도 숫한 고난을 당하면 신경질 나고 욕이 막 나오죠? 이런 만물님을 위로하고, 위로 하면 그냥 위로하는가? 빌어야지? 엄마 아버지가 딸한테 빌듯이. 제발 그러지 말라고 싸우지 말라고. 그러면 만물님이 먼저 풀어줘야지. 이거를 하기 전에는 인간들이 포악하니깐 포악함을 막아야죠. 안 그러면 전쟁 나고 세상 망했어요.
그거를 다 하면 말이 아니라 실천이에요. 그럼 깨달음을 받아. 그래서 정감여록의 정도령의 뜻이 모든 걸 다 감찰하고 감정하고 그래가지고 검찰도 동원한다고. 수사. 그래가지고 잡아 들여 거기서 다시 수사를 한다고. 그게 바로 정감여록의 정도령이 한 일이란 말이에요. 정도령의 뜻이란 말이에요
.
그래가지고 이제까지는 세상의 간섭이 많았죠? 툭하면 하지 마라. 지금 당장 울고 싶은데 못 울게 해. 남자도 울어. 울고 싶은데 왜 못 울게 해? 하기는 하되 이 정도가 지나치면 세상이 망하나니. 가정도 마찬가지에요. 부부 관계도 싸워. 싸우긴 싸우되 정도껏 싸우란 말이야. 국가와 국가도 마찬가지야. 이게 바로 정도령이 하는 일이여. 통제.

대충 싸우고 죽을 정도는 아니게..
싸우긴 싸우되 풀 때는 서로가 이렇게 풀어라. 싸움으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다시 평화롭게 화합을 하라 그런 말이에요.

맞는 말씀 같긴 한데
국가도 마찬가지에요. 국가와 국가도.

5. 믿거나 말거나 세상사의 초상

 

인터뷰를 진행해 오면서 또 하나 내가 다짐한 것이 있으니, 아저씨의 생각이 옳지 않다고, 뭐가 잘못이 아니냐고 따져 묻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걸 정말 믿고 계신 거예요?”, “절더러 그 말을 믿으라구요?” 따위의. 아저씨의 논리란 것이, 사실 평범한(?) 논리로 따진다면 말이 맞지 않을 것이다. 이해할 수도 없고. 예컨대 성조기니 평양이니 하는 것의 설명들 말이다. 하나 더 있다. 인터뷰에는 빠졌지만, 아저씨의 태극기의 분홍색. 태극의 붉은 색은 아저씨에게 와서는 분홍색으로 바뀐다. 그 이유는 분홍이분야별로 홍익인간의 뜻이 있기 때문이라나.

그러나 그걸 틀렸다고 알려주고 깨닫게 하려고 했으면 인터뷰는 하지도 않았다. 아저씨는 나름대로의 논리 정합성을 가진 분이다. 합리적이지는 않을지라도 맞다면 모두 맞는 말이다.

 

궁금한 게 있는데요. 옷에 보면 태극기 하나 달고 한쪽엔 미국 국기 다셨잖아요.
성조기? 성조기의 뜻이 뭐냐구요? 태극의 뜻이 뭐예요?

음과 양의 조화 되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지 않습니까?
아니에요. 만물이에요 만물. 성조기는 미국국기가 아니야. 최초의 인간이 탄생한 곳. . 그래서 그거를 미합중국은 합쳐서 이뤄진 국가라 합중국이에요. 그 성조기를 왜 다느냐. 전 세계의 인간의 합의를 위해서.

미국이요?
아니 전 세계.

그걸 미국이 한다고요?
아니. 전 세계가. 합일. 함께 간다. 그리고 성모. 성모여 성모. 성모고 서쪽에 별 세 개. 대한민국은 북과 동이에요. 북과 동은 젤 높은데요. 우리의 대한민국의 발전지가 북아일랜드. 동아일랜드. 북인도, 동인도.

왜요?
이 국가가 생기기 전에. 오천년 이전에. 그리고 최초의 이 땅에 국가를 세운 국가란 말이에요. 그래서 이 내가 그거를 안 막았으면 미국에서 이라크 때려 부셔 완전히.

완전히 엎어 버렸잖아요, 지금도.
아니 (내가 막지 않았더라면) 더 엎었어. 산을 파괴 많이 했지. 안 막았으면. 그래서 성조기는 미국 국기가 아니고 성모가 내린 거예요. 그리고 이 본래는 미국을 세운 거는 신라야. 신라가 세웠어. 신라에서 넘어가서 미국을 본래 프랑스에서 해가지고 저기 한거여. 저기 북미. 조그마한 로키산 밑에 있어요, 발전지가. 100년이 넘어 미국의 역사가. 3천 몇 년이 넘는 거야 본래는.

전쟁 막을 수 있으면, 이번에 북한하고 미국하고의 전쟁도 막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전쟁이 날까요?
안 나요, 안나. 전쟁하면 망하는데, 이번에 이라크 하고는 틀려요. 왜냐? 이라크는 여자를 많이 멸시하고 그 더운데 그 뭐 그거 쓰고 그게 내가 젤 싫었고, 아프가니스탄도. 탈레반도 그래서 망한 거고. 그것 때문에 저기 한 거지 그래서 미국에서도 욕심을 내고 지금은 욕심을 내기 때문에 사고가 나. 그때는 욕심을 안내고 그 국가를 위해서 한 거란 말이에요. 솔직히 그때는 영국도 같이 했는데, 지금은 욕심을 내. 거기서 전쟁의 보상을 받을라고. 그럼 안 되는 거야. 그냥 가야 돼. 그래서 그거를 할 수가 있는 거고,
이 폭탄도 만물이죠? 이 폭탄에도 선한 영이 있고 악한 영이 있어요. 악을 악으로 쓸라고 하면 안가. 그리고 사람의 정신을 바꿔버려. 이 영에서. 그럼 못 쏴 못 쏴요. 그리고 원래 북한이 아니야. 우리가 북이고 동이야. 그쪽은 서쪽과 북이고. 그쪽은 서쪽이에요.

일본은 어떻게 될까요?
일본은 향후 10년 가봐야 알아. 힘들어. 대한민국도 한 5-6년 지나봐야 알아. 올 금년이 2%?

중국 때문에 더 힘들지 않을까요? 우리나라는.
중국이 근데
그래서 제가 인터넷에 쓴 거는 그거예요. 현실을 사람이 망각하고 현실을 부정하면 안돼요. 그렇게 쓴 거라고. 지금은 이북도 국가 아니야? 일단 조선인민국으로 해라, 국가와 국가간의 대화를 나눈다면 국가로 대해라. 맨날 남북, 남북, 남북. 서로가 국가로 인정을 안 하는 거 아니야? 대화가 됩니까? 안되죠? 그럼 조선인민국 대화하자. 대화 되요.

지금 그래서 시작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거를 쓰고 나서 미합중국도 거기를 국가로 인정을 하잖아요. 왜냐면 그때도 북한, 북한 하고 욕하더니 이제 하잖아요. 생각을 바꿔버려요. 만물님이 다 하셔가지고. 군왕의 황제니깐. 그리고 저기가 내년쯤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우리나라가요?
조선인민국. 우리는 한 물 갔어. 한 물 갔어.

, 북한이요. 통일은 언제쯤 될까요?

북한, 북한, 하지마. 평양, 평양, 평양 그래. 평양하면 평화로운 양의 땅이라고 해가지고 화합이 와. 북한, 북한, 북한, 한이 많은 북한. 한이 많은 남한이게? 이거를 내가 써서 붙였는데 평화통일인데요 일단은 어느 국가나 아무리 작은 국가라도 인정해줘야 되요. 그 국가를 없애는 게 아니야. 조선인민국 대한민국은 있되, 서로간의 교류하고 협력하고는 하겠지만 한 개로는 안 돼요. 한 개로는 될 수가 없어요. 아셨수? ? 그쪽의 천지만물 진리와 이쪽의 천지만물 지리가 틀려요. 그래서 이스라엘하고 팔레스타인하고 거기도 한 개가 안 돼요. 두개로. ? 일단 모든 천지신명님이 그렇게 결정을 하셨어요. 그리고 그 국가를 관장하시는 신이 있어요. 아셨수?
지금 하나님, 하나님하는데 우리 대한민국은 하나님이 아니야. 천지신명님이야. 하나, 하나 하니깐 자꾸 와, 서양에서. 목사가 강연하고 뭐하고, 뭐하고. 앞으로 우리 국가는 과학의 질서가 잘 잡혀야 되고, 첫째는 언행을 좀 잘 해야 되요. 조금만 뭐라 그래도 반발 하는 거예요.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별로야. 근데 아니에요. 제가 동방예의지국 기도 해가지고 그게 퍼진 거예요, 도가. 저는 기도하면 기도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도가 퍼져, , 세상에. 그리고 이 기도해가지고 세상에 다 주니깐 전 없어요.

기도대로 세상에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아니에요. 저는 앞으로 벌도 내릴 거예요. 이제는. 도저히 안 돼요. 그래서 기도할 때 그랬어요. 정당하고 바르지 못한 권력과 권위, 명예, 억압, 강압주의는 독재주의는 망한다. 지금 봐요 정치, 권력 힘 못써요. 대통령이 힘을 써요? 그렇지만 통제 할 때는 해야 되요. 과감하게. 그래서 풀 때는 풀어주고 잡을 땐 잡고 끌 때는 끌어야지요.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죠, 아저씨가?.

이렇게 들어가지고 알면 뭐
생활 자체에 있어요. 이 옷 입는 것도 진리고 지식, 지식 하는데, 지식만 가지면 안 돼요. 지금 왜냐? 지식, 지식 하니깐 아는 건 많아. 책은 딥따 봐가지고. 근데 지혜가 없으니깐 이걸 제대로 써먹지 못해요.

그렇죠. 지식이 아닌 지혜…..
그래가지고 지혜의 장보리생. 지혜의 해안을 봐라. 장보리. 크게. 보리. 깨달음의 이치를 봐라. 이게 바로 불사교의 언변이고 본래는 불교가 아니에요.

불교가 아니라 불사교라구요? ‘자가 무슨자 입니까?
불란(분란)을 사한다. 사찰. 사한다. 그래서 절도 절이 아니에요. 본래 불교가 아니야. 불사야. 그래서 경주 불국사. 불란의 국가를 사하라. 그래서 과거에 삼국통일이 온 거 아니에요.

그렇게 아저씨의 이야기는 종횡무진 동서고금을 넘나든다. 국내의 정치 경제 사회분야 뿐만 아니라 세계정세에도 아저씨는 어둡지 않았다. 신문이든 tv뉴스든 볼 건 다 보는 모양이다. 그리고 대체로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더 듣다가는 끝이 없겠다 싶어 무례히 아저씨의 말을 끊고 우리는 방을 둘러 보기로 했다. 아저씨는 아쉬웠는지 일어서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지만,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종잡을 수 없는 얘기에 지금까지 피곤이 쌓여 있었기 때문에, 아저씨를 은근히 말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함께 둘러본 방은 별 특별한 건 없어 보였다. 정말로 평범한 자취방 모습이었다. 컴퓨터가 놓여 있었고, 비키니옷장에는 옷이 가지런했고, 어디서나 있을 법한 풍경화 사진과(물론 아저씨의 도력이 스며있는 자신의 초상화 사진이거나, 특별한 의미를 지닐 법도 한 오묘한 분위기의 사진이지만), 회사에서 받았다는 표창장이 자랑스럽게 액자에 걸려 있었다. 이야기 중에 등장했던 풍원전기의 것이었다. 그리고 요즘 케이블 티비 광고의 히트작 라꾸라꾸 침대.

 

제단 앞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해거름에 아저씨 집의 현관을 나섰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신발을 챙겨 신을 때 까지 아저씨는 이런 저러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야기는 아까의 도술 얘기가 아니라 그저 이웃의 아저씨라면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였다. “뭐 먹을 것좀 줄까?”, “벌써들 가려구? 점이나 봐줄까?”, “올해 나이가 몇이여?”, “집이 좀 덥지..”
군황가를 부르며 눈빛에 힘을 주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보였다. 아저씨는 더 이야기 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우리는 나설 수밖에 없었다. 피곤했으므로. 그러나 그 피곤이란 것이 편견과 그것에서 오는 괜한 거부감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던 것은, 아저씨가 몹시도 외로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을 때였다.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이랬다..

세상 사람이 나를 다 알지. 국회의사당에서도 나를 알어. 정말이야. 그런데 아무도 찾아오지 않어…..”

아저씨가 자신을 찾아와주길 바라는 사람은, 점을 보고 복채로 생계를 꾸릴 수 있게 하는고객들이 아니었다. 그리고 말 그대로 강태공 모시듯 국회에서 데리러 와주기를 바라는 것은 더더욱 아닐 테고. 아저씨가 원한 건 다만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아닐까. 아저씨의 마지막 모습이 더욱 쓸쓸해 보였다.

조금 이상하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고, 위엄있는 척하는 그를, 우리는 큰 해나 끼칠 사람인 것처럼 두려워하고 멀리 했었다는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곧 후회가 들었다. 그렇게 도망치듯 나올 게 아니라 가까운 시장통에라도 가서 저녁이라도 같이 하지고 할 걸…. 그때 뭐가 그리 피곤했는지. 피곤이란게 결국은 내가 만든 것이면서.. 아저씨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드는 것이었다. 기사가 올라가고 조만간 다시 찾아가서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 소주 한 잔 했으면 좋겠다. 아참 술은 안 한댔으니까 술은 빼고. 그러고 보니 내가 다시 찾아올 거란 아저씨의 예언이 맞는 것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