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의 Bob Fosse 를 꿈꾼다. 김경일
– 춤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습니까?
원래는 운동, 태권도를 좀 하다가 어떤 계기로 국악예고를 가게 되었어요. 처음엔 성악과였어요. 판소리 전공이었다가 무용 선생 눈에 띄게 되면서, 너 무용 한번 해 봐라, 그때는 여자들이 많으니까 단지 여자들이 많다는 이유로 무용과를 간 거죠. 그러니까 성악과에 있으면서 수업은 무용과 전공수업을 받은 거죠. 그런데 그게 적성에 맞고 그러다 경희대학교에 진학하게 되고, 그래서 춤과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 그러니까 대학에선 본격적으로 춤을 전공하신 거네요.
그렇죠. 고등학교에서 한국무용을 공부해서 대학도 한국무용을 전공했어요. 부전공으로 현대무용을 했는데, 경희대에선 공연을 한국무용보다 현대무용을 더 많이 하다보니 사람들은 내가 현대무용 전공한 줄 알 정도였어요. 대학4년 과정에서 발레도 기본적인 건 배우고 이러저러해서 나중엔 전공이 재즈로 바뀌었지만, 그전까지는 한국무용이 전공이었어요.
– 재즈댄스를 본격적으로 하신 건…
대학 다닐 때 현대무용 하면서 아이리스 박 이라고 뉴욕에서 활동하는 재미 무용가가 있었는데, 그 양반 재즈댄스 공연 때 내가 같이 듀엣으로 하게 되면서 재즈댄스라는 건 그때 처음 만났고, 대학 졸업 후88년도에 MBC 무용단 안무자로 입사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어요.
– 재즈댄스의 매력이라면?
신나는 음악에, 스타일이 정해져 있지 않고, 자신의 느낌에 맞춰서 할 수 있다는 것. 발레는 너무 형상화 되어있기 때문에 어떤 작품을 하면 그 작품의 동작까지도 정해져 있단 말이죠. 1번, 2번, 3번… 이런 식으로, 그런데 재즈는 그런 게 없어요. 몸을 똑바로 잡기 위해 발레를 배우긴 하지만, (재즈댄스는) 창작성도 있고, 현대무용처럼 난해하지도 않고, 현대무용은 안무하는 사람이 이게 하늘이다, 이게 땅이다, 그러면 이게 땅이거든요, 표현하는게. 사람들이 봤을 때 난해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많지만, 재즈댄스는 일단 사람들이 보면서 흥겹고 음악 자체도 흥겹고 또 재즈댄스가 스윙재즈도 있고 여러 가지, 요즘 들어서 힙합과 재즈를 가미해서 힙합재즈, 펑키재즈도 생 겨났는데, 일단 그런 자유스러움이 큰 매력인 것 같아요.
– 음악에서도 재즈는 즉흥적인 연주나 자유로운 느낌 등이 매력이자 특징인데 재즈댄스의 자유로움도 재즈라는 음악의 성격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 한국무용을 전공하셨는데 현대적인 감각의 재즈댄스를 오랫동안 하시다 보면 예전의 감각을 잃지는 않으시는지…
각 춤마다 장점과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한국무용하던 사람이 재즈댄스를 하게되면 춤사위라고 하고 하죠 팔 동작 같은 게 한국무용 스타일로 나오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근데 난 아직까지는 그런 건 없고, 한국무용도 한 10년 넘게 했고, 재즈댄스도 10년 조금 넘었으니까, 오히려 한국무용도 되고, 재즈댄스도 되고 해서, 나에겐 큰 플러스가 되는 것 같아요. 지금은 물론 옛날처럼 한국무용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안무를 하다보면 동양적인 뮤지컬, 한국적인 뮤지컬을 하게되고 따라서 한국무용이 간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 MBC 마당극 안무도 맡으셨죠
83년도부터 마당극에 참여했는데, 처음에는 코러스로 출연했고 88년 방송국 안무가로 입사한 후부터는 국소희 선생님 밑에서 조안무로 활동했어요. 원래 그분이 내 스승이세요, 국립무용단 단장도 하시고 중앙대 교수도 하셨는데 그분의 뒤를 이어 <이춘풍전>이나 <홍길동전>, <허생전>, <아랑전> 등의 안무를 정식으로 하기 시작했죠.
– 발레와 재즈댄스와의 관계
큰 관계는 없고, 다만 재즈댄스를 배우려는 사람들한테, ‘발레를 좀 배울까요?’하고 물어오면 그러라고 그래요. 발레는 몸을 어떻게 쓰고, 턴아웃(turn out)을 어떻게 하고, 풀업(full up)을 어떻게 하는 등, 몸을 똑바로 잡는 법을 발레에서 배울 수 있기 때문에 그 정도 배우는 것, 즉 기본을 닦는데는 발레가 괜찮은 것 같아요. 처음 하는 사람일수록 발레의 동작을 알면 재즈댄스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들의 애환을 그린 <코러스 라인> 이라는 영화를 보면 오디션에서 발레동작을 보던데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죠.
– 뮤지컬엔 춤이 많이 나오는데 재즈댄스가 비중이 큰 가요?
뮤지컬 작품에 따라, 또 한 작품 내에서도 부분에 따라 달라요. 클래식한 춤이 요구될 때도 있고, 이번에 서울 예술단과 작업한 <대박>이라는 작품을 보면 동서양의 만남이예요. 그래서 재즈도 들어가고 힙합도 들어가고 우리 민속적인 춤도 들어가고.., 컨셉에 맞춰 다양하게 들어가는 게 뮤지컬이죠.
– 안무는 창작인데, 영감은 어디서?
뮤지컬의 경우, 일단 대본을 받고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번 읽어봐요. 작품의 컨셉이 뭐냐, 얘기하고자 하는 게 뭐냐, 대략의 줄거리 파악하고, 원하는 춤은 대본을 읽어보면 감이 잡혀요. 그동안에 쌓아온 노하우도 있고, 연기나 음악에 대한 감이 있기 때문에 아, 여기서는 어떤 춤이 필요하겠구나 하는게 대본을 보면 그림이 잡혀요. 달리 어디서 영감을 얻기보다…
-MBC 예술단 무용단장으로서
MBC 프러덕션, MBC 예술단이 MBC 프러덕션과 합병하면서, MBC 프러덕션 무용단장이죠.
– 어떤 일을 맡아 해오셨는지?
방송국 무용단의 성격이 쇼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가수들 뒤에서 춤추는 무용수들의 안무를 담당하고 또 훈련시켜 내보내고 그런 일이죠. 옛날에는 무용단의 일이 엄청났죠. 쇼란 쇼는 전부 다 방송국 무용단에서 하고,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 가수들이 자체 백댄서들을 많이 데리고 다니면서 우리가 할 일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쇼 프로그램이나 특집 프로그램 등 아직도 무용단이 필요한 이유는, 방송사에서 특집을 몇번하는데 그때마다 클래식한 무용, 작품성을 요하는 그런 무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 MBC 무용단을 필요로 하죠. 가수들 백댄서하는 친구들은 자기들 하는 거 그거에만 맞춰 하다보니 기본기를 두루 갖추고 있진 않고, 그 친구들이 소화해내지 못하는 건 MBC 무용단에서 하죠.
– 매년 연말에 하는 10대 가요제 같은 프로그램의 오프닝 같은 것도 포함되겠네요.
그렇죠, 각종 특집 프로그램들의 오프닝, 또 트로트 가수들. 아직 트로트 가수들은 백댄서가 없기 때문에 우리 무용단이 그 자리를 지켜주는 거죠.
– TV 프로그램 외의 CF라든가 또 무대 활동하신 적은?
전지현 CF 2탄 CATS, 3탄 아메바 안무했었고, 손지창이 영화 <마스크>의 짐캐리 역으로 나오는 터보드럼 광고…기억에 남는 건 그런 것. 뮤지컬 작품은 꽤했어요. mbc 마당놀이 포함해서, 얼마 전에 끝난 <대박>, <로마의 휴일>, 시립뮤지컬 단의 <포기와 베스>, <판타스틱> 같은 작품들…제일 처음 안무를 맡은 뮤지컬이 극단 미추와의 <영웅 만들기>인데, 만원사례 하면서 굉장히 인기가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그 후에 방송국 활동을 주로 하면서 뮤지컬은 많이 하지 못했는데 최근에 활발히 하고 있고, <쇼 코메디>라 든가, MBC 아동극 <공룡대모험>, SBS <테크노 피노키오>, MBC 악극 <며느리 설움>, SBS 악극 <비내리는 고모령> 등…악극, 아동극, 성인극 장르를 가리지 않고 주어지는 대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많은 작품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하셨는데 성악 판소리, 고전무용, 현대무용, 발레, 재즈댄스 등 여러가지를 공부하셔서 도움이 될 수 있었겠네요.
아무래도 나로선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이번엔 세익스피어 원작 <맥베드>와 같은 정극에 필요한 안무도 준비하고 있어요.
– 각별히 힘겨웠을 때나 깊이 좌절했던 때
운동도, 무용도 슬럼프가 있어요.좌절이라면…한국무용 열심히 하면서는 이쪽 계통 무용하리라 생각은 못했고 순수예술 쪽으로 계속 나갔으면 학교에 남았겠죠. 국립무용단 시험을 쳐서 떨어졌어요. 왜 떨어졌는지 지금도 정확히 잘 모르겠는데 난 당연히 붙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 충격이 컸고, 무용계에 바람직하지 않은 그런 것도 있었고 그래서 좌절하고 무용을 때려칠 생각도 했었는데 그게 한국무용을 그만둔 계기가 되었어요. 그때 그 상황에서 무용계가 너무 싫었다 할까 그런 마음도 있었고 그때가 내 인생에서, 일과 관련해서는, 크게 좌절했던 때. 무용계를 떠나자, 심각하게 방황하고 있던 터에 방송국에 오디션보고 입사하게되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죠.
– 섬세하면서도 힘이 있는 절제된 동작으로 춤을 정말 잘 추시는데, 안무가이시긴 하지만, 무용수로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은 없으신지.
무용수로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어요. 안무자로서 직장생활하다보니, 또 하는 일이 많다보니, 무대에 설 기회…무대에 서려면 거기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상황이 그렇지 못하니까…앞으로 무대에는 꼭 설 거예요. 뭘하든지 간에. 이번에도 사실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는데 여러가지 스케줄에다 또 사정이 있어서…언젠가 한번은 공연을 해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강력하게 있어요. 예…많이 있고, 더 나이 들기 전에 해야죠.
– 안무와 연출의 관계
뮤지컬에서 안무는 어떻게 보면 연출이예요. 무용라인이라든가 배우들에게 줄 수 있는 감정이라든가 하는걸 다 구성하고, 지시도 하고 . 안무하는 사람들, 연출하는 사람들, 작곡하는 사람들 등 뮤지컬에 관계하는 사람들은 자기분야만 잘 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연출자도 음악을 알고, 또 무용도 알아야 되고…전반적인 지식이 어느 수준 이상이 되어야… 난 안무하면서 악보도 보니까, 아무래도 음악적인 느낌을 더 잘 알고, 춤추는데 조금 더 편한 안무, 또 극적인 느낌을 알기 때문에 드라마가 있는 안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뮤지컬은 안무 뿐 만 아니라 연출도 하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지금은 아직 젊고 조금 더 나이 들면 해 볼 생각.
– 춤의 비중이 큰 뮤지컬의 경우, 안무와 연출이 분리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는 없나요?
외국에선 안무자가 연출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게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우린 대부분 연출 따로 안무 따로 되어있지요. 연출하고 안무 따로 해도 컨셉, 느낌이 서로 맞거나 연출이 안무에게 맡길 부분을 다 맡기면 큰 문제 없죠. 내가 국내 제1호 안무자겸 연출가겸, 배우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은 있어요.
– 요즘 라는 뮤지컬을 공연하고 있던데, 그 뮤지컬의 주인공 BOB FOSSE 같은 사람이 대표적인 안무가 겸, 배우, 무용수, 연출가죠?
그렇죠. 그런데 그 사람은 신체가 무용을 할 수 있는 신체가 아니거든요 ( 어떤데요? ) 구부정해 가지고…그런데 자기의 어떻게 보면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점을 오히려 잘 활용해서 춤으로 독특하게 표현해내어 그 계통에서 일인자가 되었는데… 그런 사람이 되는 게 꿈이죠. 무대에도 서고, 연출도 하고, 궁극적인 목표가 뮤지컬인데 뭔가 프로페셔널한 것, 배우도, 음악도, 안무도 모든 게 프로페셔널한 걸 만들고 싶어요.
– 나에게 춤은?
춤이란 내 삶의 일부분. 이젠 뗄래야 뗄 수 없는 부분. 내 나이 60, 70 까지도 춤을 추겠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춤은 곧 내 인생.
2. 내 인생, 재즈 댄스에 걸었다.
22세의 에너지 전순천
– 춤과의 인연
체조 선수의 꿈
1979년 음력 1월 20일에 태어났어요. 겨울이 가고 봄이 올 때 쯤이잖아요. 뭔가 움직이고 있을 때. 제 고향은 전남 순창이예요. 순천! 순창! 순천! 순창! 원래 춤으로 시작하지 않았구요, 어렸을 때 잠깐 체조를 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많이 뛰고 움직이는 걸 좋아했었어요. 그러다가 오빠 진학 때문에 서울로 올라오면서 그게 안됐어요. 저는 체조 선수가 될 줄 알았거든요.
에어로빅 강사
성장하면서 살이 찌기 시작했어요. 엄마 권유로 에어로빅을 시작하게 ?磯쨉? 저는 좋았어요. 움직임이 크잖아요. 그렇게 고등학교 올라가서 특별히 이렇다하게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었고, 뭐 특기를 가진 것도 아니어서 엄마가 에어로빅 강사 자격증을 따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고3 되기 직전 겨울방학 때 자격증을 땄어요. 자격증을 따고 선수 할려고 체육대학을 준비했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안무 비다, 트레이닝 비다, 옷 값 등…그래서 그냥 강사를 하자 해서 고3 때, IMF 터져서, 학교에서 취업이 안 되는 사람은 능력이 되면 개인적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여름방학 전에 취업이 되어서 고3 때 에어로빅 강사로 뛰었어요.
무용단
3-4개월 하다가 잡지책 보고 이벤트/무용단 모집 광고를 보고 거길 들어갔어요. 고3 가을. 에어로빅 강사와 무용단을 겸하기는 너무 힘들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어요. 무용단을 선택했고, 춤을 많이 배웠어요. 이벤트 쪽–백화점, 지방 공연 등, 대전 EXPO에서도– 활동 많이 했어요, 재작년 스무살 때. 제 팬클럽도 있어요.
뮤지컬 &롯데월드
그러다 춤 보다는 좀 더 화려한 걸 해보고 싶었어요. 그게 뮤지컬이었어요. 뮤지컬하려고 찾아갔거든요. 뮤지컬 배우면서 학교(서울예전 등)를 가려고 했는데 두 군데 다 떨어졌어요. 안되겠구나, 계속하면서 돈도 없어지고 저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학원비 달란 말은 못하겠고, 어차피 배울거라면 롯데월드를 들어가자. 돈도 벌고 좀 더 배워 다시 나오자고 생각했죠. 6개월 정도 다녔고 얼마 전에 그만 뒀어요.
– 재즈댄스를 선택한 이유는요?
느낌이 좋았어요. 힙합, 소울 등 조금씩은 다 춰봤는데 재즈가 저한테 잘 맞는것 같았어요. 여성이 추기엔 재즈댄스가 정말 재미있어요. 힙합은 여자만이 출 수 있는, 여자가 춰서 예쁜건 아닌 것 같아요. 발레도 참 매력적이긴 한데, 저는 재즈가 저한테는 훨씬 더 맞다고 생각됐어요. 그래서 재즈를 한번 해보자. 재즈를 제대로 배워보자 해서 거기서(롯데월드) 나와 재즈를 추기 시작했어요. 재즈댄스 본격적으로 추기 시작한 지 몇 개월 밖에 안됐지만, 재미있어요. 너무 좋아요. 해야될 것도 많지만.무용단 있었을 때는 소울 많이 춰봤어요. 소울적인게 어떤거냐면 힘이 있고 느낌이 강한 거, 왜 동작도 선이 굵은 거 있죠 그런거 많이 배웠고, 힙합 같으면서도 재즈느낌은 나는 ( 구체적으로? ) 유승준 있죠. 힙합적인 느낌 보다는 약간 재즈 같으면서도 힙합 각기나 웨이브가 많이 들어가지는 않잖아요. 그런게 소울.
– 현재 느끼는 어려움. 본인의 핸디캡이라 생각되는 것?
춤은 어쨌든 자기와의 싸움이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안되면 될 때까지 춰야되는게 춤인데 그게 어려워요. 하나를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되는데 그게 좌절될 때가 많아요. 힘드니까 안하게 되고, 미루고, 그런 게 어려워요.
핸디캡…춤추는 사람으로서 키가 작고, 약간 통통하니까 춤에서 그걸 극복해야 되는데 아직은 그걸 극복하지 못한 것 같아요. 키 큰 사람하고 같이 췄을 때 내가 더 돋보여야 되는데, 그 돋보이는 방법을 나름대로 터득은 한 건 같은데…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그것도 해야 되는데…힘들기도 하고, 오늘 하루는 쉴까 하면서…이기지 못할 때, 저 자신에게 실망하게 되죠.
– 자신의 신체적인 특성을 장점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요?
많이 생각해 봤고, 해답도 있는 것 같아요. 키가 작으니까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뻗고, 움직이고 활동적이고 점프하고, 그런 건 있어요. 키가 큰 사람 한 번 뻗은 거랑, 작은 사람이 뻗은 거랑 느낌이 달라요. 잘 안 되는 것도 있고 계속 연구 중 이예요.
– 춤과 관련된, 인상적인 영화
더티댄싱. 한 열 번 봤어요. 중학교 다닐 때. 남자와 여자가 같이 춤 추는 게 인상에 남았고, 그 여주인공이 춤을 통해 변한 것. 춤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거 그런게 참 좋았어요.
– 본인도 춤을 추면서 변한 게 있습니까?
그럼요. 많이 변했죠. 내가 원하는, 그 춤추고 싶어하는 분위기로. 춤추고 싶어하는 분야의 그런 분위기를 가져가는 것 같아요. 내가 만약 힙합을 췄다면 힙합 같은 느낌을 가졌을 거고, 그런 헤어스타일이나 옷 스타일을 갖췄겠죠. 재즈를 췄기 때문에 약간 섹시하게, 약간 도발적이인 분위기를 줄 것 같아요. 사람들이 나를 보면 뭔가 다른, 전문적인 일을 하는 것 같다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그런 느낌을 강하게 주고 싶어요.
– 목표
안무가나 춤의 1인자. 그렇게 되고 싶어요. 춤 하면, 어디가서도 저 사람은 정말 잘 춘다는 소리 듣고 싶어요. 그게 제 목표고, 끝까지 해보고 싶어요. 나이 들어서도. 춤추는 걸 직업으로 삼고 싶고, 내 이름 대면 춤추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저 사람이 춤 정말 잘 춘다. 느낌도 좋고 힘도 있고. 어느 면에서나 잘 춘다. 더 나아가서 세계적인 안무가가 되면 더 좋겠죠. 외국에 가서 배우고 싶기도 한데, 아직은 거기까지는 아니고 언젠가는 외국에 가서 춤도 배우고, 활동도 해보고 싶어요. 일단은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춤을 추는 거죠.
– 춤!
춤….춤은 몸짓이예요. 그냥 몸짓. 나는 춤이라면 이게 춤이다 저게 춤이다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사람이 음악을 듣고 자기가 움직이고 싶은대로 움직이면 그게 춤인 것 같아요. 나야 전문적으로 춤을 춰야하니까 이렇게 춰야한다 저렇게 춰야된다 하는 구속을 받지만, 춤은 정말 자기만의 느낌. 뭐 그런 것 있잖아요. 자기 느낌을 춤으로 표현하는 사람 있고, 음악으로 표현하는 사람 있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사람 있고. 나는 그 중에서 춤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춤을 추는 것이라 생각해요. 슬프면 슬픈대로 춤이 나오는 것 같아요. 흥이 나면 흥이 나는 대로 몸 동작이 나오고, 기분 나쁘면 나쁜 대로 춤이 나오는 것 같아요. 가끔 제가 춤추기 싫을 때면 춤추면서도 하기 싫은 그런 게 나와요. 그런 걸 보면 춤은 몸짓 같아요. 하나의 표현. 몸짓. 그런 것 같아요.
– 자신을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한다면?
color, 色!
3. 뮤지컬 배우 백수지
–백수지, 그의 가느다란 맨발의 선, 애조 띤 얼굴(그렇게 보일 뿐, 무척 장난기가 많다)과 맵시있는 몸동작은 날렵하며 또한 우아하다. 그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뮤지컬 배우이다. 12월 8일 개봉하는 뮤지컬 <시카고> 코러스의 일원인 그는 공연준비로 요즘 눈코 뜰 새 없다. 달리 시간을 낼 수 없어 인터뷰는 서면으로 간단히 이루어졌다.
– 춤과의 인연
뮤지컬을 시작하기 전엔 따로 춤 레슨을 받아본 적은 없다. 그냥 춤 추는 게 좋아서 혼자 음악 틀어놓고 거울 보며 내가 좋아하는 미국 팝 가수 마돈나의 흉내를 내며 그녀의 이모저모를 따라한 게 인연이라면 인연이랄까…. 후에 뮤지컬을 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99년도부터 춤 레슨을 받아왔다.
– 걸어온 길 / 전공
고등학교가 예술고였기 때문에 당연히 대학도 같은 전공을 했어야만 했다. 내 전공은 성악(classic vocal )인데 물론 이점이 나에겐 플러스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내가 좀더 이 세계(뮤지컬)을 일찍 알았다면 난 음대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성악 전공 한 것을 후회한다거나 싫어하는 건 결코 아니다. 단지 진짜 내가 원하는걸 그 당시에는 몰라서, 방황했던 시간이 아까울 뿐이다.
–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작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
‘시카고‘ 라는 제목의 뉴욕 브로드웨이 정통 뮤지컬인데 질투, 음모, 사랑, 배신, 살인 등 미국에 있는 시카고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사건들을 다루는 블랙 코미디 형식이다. 우리나라 정서와는 좀 동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많이 각색한 걸로 봐서는 재밌고 멋진 작품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공연 전과 후의 심경
일반적으로 작품 하나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두세 달의 연습이 필요한데 그 연습과정이 무척 힘들고 고달프다. 물론 다들 좋아서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것저것 신경 쓰는 것도 많고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단체 작업이기 때문에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게 스텝진이나 배우들 모두 미운정 고운정 다 들어서 공연 올리면 첫 공연 때는 너무나 많이 설레고 ‘ 그래, 바로 이 맛이야! 내가 이 느낌 때문에 이걸 하는 거야.’ 라는 생각이 절로 들 때도 있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허탈감, 무력감 때문에 며칠씩 후유증을 앓아야만 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하며 관객들의 갈채소리가 귓가에서 맴돌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 이 땅에서 뮤지컬을 한다는 것은?
재정적인 지원이나 배우 양성하는 기관 또 배우들의 개런티가 턱없이 낮은 편이다. 솔직히 뮤지컬만 해서는 생활유지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배우들이 다들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며 필요한 돈들을 마련한다. 뮤지컬을 사랑하는 열정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 가까운 혹은 먼 목표
실력으로 인정받는, 항상 겸손하고 노력하는, 그리고 자기 발전에 인색하지 않는 그런 배우가 되는게 나의 첫번째 목표이고, 그런 마인트 컨트롤을 밑바탕 삼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어렵고 힘든 상황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좀더 폭넓은 교육과 시각으로 내 자신을 표현하며 업그레이드 하고싶다.
– 나에게 있어 춤은, 그리고 뮤지컬은 무엇인가?
춤과 노래는 백수지 그 자체이다. 나는 춤과 노래로 내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고 또 그것만이 내가 앞으로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쳐와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며 에너지이다앞으로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간에 난 항상 춤과 노래와 함께 할 것이며 나에게 이런 재능을 타고나게 해주신 나의 신에게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