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우리나라에 언더가 어딨어?
–클럽 ‘마스터플랜‘ 운영자 이종현
홍대앞 클럽 (마스터플랜(http://mp.corea.to)의 사장이자 음악평론가이며 케이블 TV VJ- 1인 다역의 다채로운 활동을 하고 있는 이종현. (별자리 신봉자인 본 기자는 이건 역시 그의 별자리인 양자리의 적극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추측해 마지않는다.–;)
모 측근의 전언에 의하면, 그는 어제 마스터플랜의 힙합 컴필레이션 앨범 녹음현장에서 신경전을 벌였다고 한다.1) 자신의 음악을 추구하고 싶은 뮤지션들이 맘에 안 드는 곡을 단체곡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에 못마땅해했고, 그는 중간에서 무마하느라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약속장소에서 도착한 이종현 씨의 금발은 발랄한 VJ의 풍모라기보다는 수백 그릇의 짜장면을 배달하고 돌아온 철가방의 그것을 연상시키게 하는 것이었다.
‘어머, 그래도 난 힘든 질문을 해야지‘했던 기자의 마음은 향레코드사에 들러 거금의 외상값을 치르는 그의 모습에 다시금 흔들려야 했다. 그러나, the show must go on 이고 the interview must go on이다.
신촌의 한 까페에 자리하자 그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오오… 그것은 던힐. 수많은 영국 모던락 형들이 즐겨 피우신다는 던힐이 아니던가. 그의 말투는 ‘아 그거..그건 뭐, 핫!’등의 건들댐과 ‘..거든요?, 그렇구요오…’등 약간의 수줍음(으하하)이 교차하는 크로스오버였다. 전체적으로 재밌고, 신기한(!) 인상이다.
1. 마스터플랜의 탄생비화 또는 ‘놀자-spirit’
★ 마스터플랜을 어떻게 만들게 됐나요?
마스터플랜은 97년 12월 처음 만들었어요. 그전에는 저도 그저 판이나 사러 다니는 청년이었거든요. 92년도에 제가 고등학교 때 핫뮤직에서 팝퍼즐 대회를 했는데 1기 때 제가 1등을 했구요, 성문영 씨는 4등이었어요(자랑스러운 웃음). 또 지금 같이 가게를 하는 김상규 씨가 3등을 했구요. 향음악사에 아르바이트하는 친구가 8등인가 10등했구.
어쨌든 그 이후에 핫뮤직에 놀러갔는데 거기서 저 사람들이랑 만나서 놀다가 ‘야 저 새끼 진짜 웃긴다‘해서 서로들 친해졌죠. 저는 재수 중이었고, 상규형은 휴학 중이었는데 판도 사주고 밥도 사줘서..뭐. 하핫.
근데 사고가 있었어요, 제게.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돈 벌면서 살았거든요. 대학교를 다니다가 가을에 크게 다친 거에요, 광고 찍다가. 병원에 3달 입원했고 살 가망이 20%밖에 안됐는데 기적적으로 살았죠. 그래서 아직도 여름에 반팔을 못 입어요. 튜브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서 공중목욕탕도 못 가죠.
★ (일동 잠시 숙연해짐)
그런데 병원에 상규형이 다시 찾아온 거에요. ‘카츄사로 입대했는데 졸라 심심하다. 우리 음악모임이나 하나 만들자, 친목을 빙자한 음악모임을 만들자‘해서 그러자 했는데 알고보니 병원에 있을 때 이미 만들어뒀더라고요.
퇴원하니 이미 사람들이 다 있었어요, 최한수 씨도(이종현, 김상규, 최한수 세 명이 마스터플랜의 공동 사장단이다) 포카와 고스톱으로 친목을 다졌죠, 그냥. “푸른 굴 양식장“(마스터플랜자리에 있던 클럽)시절부터 같이 다녔어요. 아 근데 모임을 만드니 놀 데가 없잖아요. 맨날 누구 집에서 포카 치기도 힘들고.
아 근데 누가 ‘듣자하니 푸른 굴 양식장을 판다던데‘ 딱 이러는 거에요. 그래서 놀자! 놀자. 음악도 듣고 술도 먹고 놀자. 아 그랬는데 인수를 딱 하고 보니까 공연에 대한 생각이 우리가 너무 없었던 거에요. 그래서 그때부터 장비도 사고 할 팀들을 찾아 나섰죠.
★ 원래 “푸른굴 양식장” 시절에도 공연은 있었잖아요.
네, 원래 “푸른굴 양식장” 때부터 잡혀있었던 것이 하이텔 블렉스(하이텔의 흑인음악동호회 Blex)모임과 달파란 리믹스쇼였어요. 일단 블렉스 공연이 제일 먼저 치뤄졌는데 아 이건 뭐.(도리도리질) 예전부터 힙합을 들었던 저는 이건 뭐 사람들이 무대에서 수영을 하는 거야, 20명이 마이크줄에 엉켜서. (으하하) 야– 인간적으로 이건 너무 못한다! 그전부터 힙합을 들어온 제가 보기엔 너무 차이가 난 거죠, 다 아마추어니까.
그래서 생각난 게 델리스파이스 공연 게스트로 나왔던 갱톨릭이었어요. 이렇게 힙합이 시작되었건 거죠. 일주일 후에는 또 달파란 리믹스쇼를 앞두고 있었어요. 아 그때도 ‘테크노를 어떻게 할까? 과연 잘할까?’ 그랬는데 실제로 보니까 ‘야 이거 멋있다‘예요. 그땐 사실 힙합보다도 테크노 자료가 더 많았거든요. 97년 당시 GMV 테크노 특집도 썼고, 일본 다니며 맨날 듣고 모으고 그랬으니까. 그래서 테크노 공연이 또 시작됐어요. 그전부터 통신으로 알고 지내던 언니네 이발관도 공연해주고, 그래서 모던락, 힙합, 테크노로 출발을 했죠.
“Who’s the man? Master Plan!” – DJ DOC, 중2)
2. “마스터플랜=힙합“이 된 배경
★ 근데 이젠 테크노는 안하죠? 예전엔 금요일은 테크노였는데 이젠 금요일도 힙합을 하던데.
아 그게 말예요, 테크노가 완전 통신동호회 동네잔치처럼 되버렸어요. 근데 이 사람들도 공연은 안보고 나와서 놀고 있고. 그래서 아 이거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죠. 또 테크노는 한수형이 장비를 다 날라줘야 했거든요. 또 스피커도 맨날 나가는 거에요. 이빠이 볼륨높이면 그냥 다 나가고. 그래서 뭐 금요일에도 힙합을 하게 되었죠. 힙합은 예전부터 인기가 많았어요, 사실.
★ 힙합이 인기가 많은 게, 아무래도 힙합이란 장르가 기존 가요팬들을 흡수하기에 제일 좋은 장르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 근데 한국의 힙합팬들은 연령층이 너무 어려요. 그래서 뮤지션들과 음악을 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많이 나죠. 클럽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주석과 드렁큰타이거의 차이점을 모르는 애들이 많아요. 걔네 관점으로는 ‘가리온은 덜 유명한 힙합가수, 업타운은 유명한 힙합가수‘ 정도로밖에 구분이 안되는 거에요.
음악의 차이보다도 ‘야 가리온은 가까이서 볼 수 있으니 좋구나‘ 이 정도에요. 그래서 사실 사람이 많아진 것도 있죠. 히히 음악보다도 그냥 오빠 보러 오는 애들이 더 많아요. 사실 상당수가 그렇죠.
★ 음악이 진지하게 취급되지 않는 이런 현실에 대해 혹시 절망감(!)을 느낀 적은?
많이 느끼죠, 사실. 지금 그래도 힙합을 제대로 듣는다는 블렉스에서도 Puff Daddy 맨 첨에 틀어주니 다들 거품을 물었어요… 좋아서. 블렉스도 97년말부터 힙합을 들어와서 지금 수준이 된 거죠. 그러다보니 다른 음악에 대한 베이스가 너무 낮아요. 단기간에 하나만 집중해서 들었기 때문에, 또 나이도 어리고.
그러니까 매니아들은 생각이 너무 극단적이고, 모르는 애들은 뭐 모르고… (한숨) 그러나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그래도 한국에서 그나마 힙합이 테크노보다 되는 이유는 테크노는 말이 없잖아요. 연주곡… 아니 경음악이라고까지 하죠! (으하하)
일단 말로 씨부리니까 재밌는 요소들이 테크노보단 많죠. 가리온 같은 먹통힙합을 해도 달파란보단 대중성이 있죠. 달파란이 아무리 재밌게 아무리 으?X~으?X-해도 어떻게 그걸 집에서 들어요. 클럽에서 춤이나 추며 듣지. 어떻게 그걸 따라 불러요. 뭐 빠라빠라~ 이러면서 부를 거에요?
3. 프로의, 프로를 위한, 프로에 의한 마스터플랜
★ 평소에 마스터플랜이 언더뮤직이라고 칭해지는 걸 싫어하신다고 들었어요, 이유가 뭐죠?
(새로 담배에 불을 붙인다)
아까 말했듯이 원래 재밌게 놀자고 만든 것이구요, 전 처음부터 언더뮤직 할 생각 전혀 없었어요…
음악이 좋은데, 하! 언더 오버 왜 나눠요? 마스터플랜은 프로거나 프로가 되기 위한 사람들이 공연을 하는 곳이에요.
★ 그래도 분명 기존 가요계에 비해 마스터플랜이 차별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죠?
그렇죠, 일단 자기 음악을 하는 곳이구요, 공연 위주의 음악이구요, 프로지향적이구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것 아니고 자기 음악 하는 곳이구요. 언더의 메카도 아니고, 우리는.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언더가 어딨어요? 하! 시장도 좁은데. 아 그리고 영원한 주류도 없고 비주류도 없잖아요. 외국도 펑크가 금방 비주류였다가 주류되는데.
★ 긍정적으로 보여질 수 있는 부분은 아마추어리즘을 반대하는 점이라고 여겨져요. 적어도 프로라면 공연보러 오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서 나르시시즘적인 데로 빠지는 것은 지양할테니까요. 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너무 프로지향적으로 흐르다보면 결국은 대중을 의식하게 될테고, 또 그렇게 되면 정말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을 계속하는 것이 어렵게 되지 않을까요?
(질문을 할 때마다 담배에 새로 불을 붙이고 있다) 저는 다른 의미라고 생각해요. 프로는 그야말로 아마추어의 반대일 뿐이에요.
입장료 내고 들어와서 왜? 하! 참– 전 왜 그 못하려고 연주한다는 그 말이 너무 웃겨요. 진짜 웃기지 않아요? 프로는 자신이 공연을 짜고 기획을 한다구요. ‘여기서는 한 템포 쉬어주고, 또 여기서는 재밌게 달려준다‘ 이런 식으로 흐름을 아는 것이 프로라구요. 자신의 음악을 포장하는 기술을 가진 것이 프로죠.
똑같은 열 곡을 해도 졸라 재미없게 할 수도 있고, 또 성의 없게 할 수도 있잖아요. 진정한 프로는 재밌게, 성의 있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말 한마디, 액션하나를 해도 진짜 구리게 할 수도 있고, 아 진짜 멋있게 할 수도 있잖아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아 뭐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좀 시니컬해져가는 가운데, 갑자기 울린 날카로운 핸드폰 벨 소리. 그의 통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 이현도 핸드폰 번호는 난 몰라/어 난 이현도 매니저 것만 안다니까.” 흠. 그의 담배 피우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손가락은 신경질적으로 라이터를 괴롭히고 있다. 얼마전 한 공연자가 힙합 공연도중 ‘마스터플랜은 너무 상업적이고 사장단에 의해 뮤지션들이 휘둘리고 있다‘는 내용의 프리스타일 랩을 한 사건도 있고, 그래서인지 마스터플랜의 성격에 대해, 언더에 대해 얘기할수록 그의 기분은 자꾸 아래로, 그야말로 언더로 내려가는 듯 했다.
★ 어떤 팀들은 공중파 방송 나가는 것을 싫어하죠?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그건 그 팀 성격이죠. 나가기 싫음 안 나가는 거고. 그런 거 아니겠어요? 그렇다고 말들을 사람들도 아니고, 뭐 듣게 하고 싶지도 않고. 근데 자기 상황을 남의 상황이랑 똑같이 비춰 얘기한다거나 그런 것은 불만이에요. 그리고 남의 상황을 모르면서 막 무시하는 것도 그렇구요.
> 사실 어제 상황이 그랬어요. 글쎄? 핫! (가늘게 뜬 눈) 마스터플랜의 성격을 자기 나름대로 규정짓는 이유도 모르겠고. 막 말로 그걸 이끌어온 사람은 전데 저도 모르고, 저도 정의를 안 내리는데 몇몇 공연자들은 자기가 성격을 규정 짓는다구요. 뭐 중심세력은 누구고, 뭐 이런 식으로. 이런 건 정말 이해 못해요, 난. 마스터플랜 성격이 어딨어요? (쓴웃음) 제가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가자고 말한 적도 없고.
> 전 솔직히 마스터플랜에서 공연하는 사람들이 백만장 팔렸으면 좋겠어요. 뭐 안 되라는 법 있나요? 똑같이 경쟁도 안 해보고 ‘가요계 좆같다, 그쪽 시스템 웃긴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웃긴 것 아니에요? 경쟁을 해봐야 경험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아니에요.
경험도 안 해보고 왜 YG 패밀리가 그렇게 밖에, 드렁큰 타이거가, 자우림이 그것밖에 못하는지 어떻게 알아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 아니에요? 내가 보기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가요계 시스템을 모르고 있어요. 왜 그렇게 밖에 못하는지. 왜 백댄서가 꼭 나올 수밖에 없는지. 그렇다고 내가 가요계를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뭐 우리 공연자들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지만,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그건 정말 안 닥쳐보면 모르는 거에요.
4. 오버와 언더 : “취향의 차이는 있지만 질의 차이는 없다“
★ 그럼 가요계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얘기해 주세요. 겪어본 부분만요.
일단 신인들에 대해 관대하지 못하죠, 어떤 규격에 맞추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앨범 하날 만들어도, ‘아 그거 타이틀곡이 뭐야? 아 대체 뭘 밀 거야?’ 우선 모두들 그렇게 얘기해요. 소위 칼럼을 쓴 다는 사람도 ‘어떻게 PR할 거야‘ 이것부터 묻고. 그렇게 얘기한다는 자체가 이미 어느 정도 규격화되어 있다는 얘기죠. 일단 타이틀곡이 있어야 하고, 이런 걸 무조건 거역할 수만은 없어요.
> 그런데도 언더클럽씬은 아직도 너무 이상향을 꿈꿔요. 그런 시스템을 무시하면서도 ‘당연히 내 것이 나오면 얼마 정도는 팔리겠지‘이런 생각을 한다구요. ‘왜냐 내 음악은 싹 다 죽여버리니까‘. 하! 싹 죽이는 음악하고도 망한 사람 부지기수예요. 모든 것은 운수소관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허허. 실력도 중요하지만 타이밍이 잘 맞아야 되는 것 아니겠어요? 근데도 너무 좁게 보고 함부로들 말을 뱉으니까. 개인적으로 언더고, 오버고 자기 음악 하는 사람한테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목소리를 높이는 이종현 선수)
> 하긴 어떤 음악이든 그것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존재이유는 충분히 있으니까요. 그쵸, ‘뭐는 좋아/아 뭐는 쓰레기야‘라고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거에요. 저도 음악 많이 듣고 여러 평론(스스로 곧 ‘평론이랄 것은 없고 리뷰‘라고 고친다)도 쓰지만 한번도 ‘이건 정말 쓰레기다 사지도 말아라‘라고 하진 않아요.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갖고 그런 창작물을 만들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함부로 그런 얘길 해요. 또 음악적으로 자기가 알면 또 얼마나 알아.
> 그런데 뮤지션들끼리도 그런 말 많이 해요. ‘아 뭐 무슨 음악 이번에 들었는데 그건 정말 shit이야, 쓰레기야. 좆까라‘ 그건 잘못된다고 생각해요. 취향의 차이는 있지만 질의 차이는 없다고 보거든요. 조피디 욕하고 싶지 않고, 델리스파이스, 이현도, 뭐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갖고 그 음악을 만들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뭐 판 팔겠다는 생각 갖고 만들었으면 그 사람 생각이니까 나랑 취향이 안 맞을 뿐이죠. 뭐 ‘어 나는 판 안 팔리게 만든 음악이 좋은데‘이러면 뭐 그 취향의 차이 아니에요?
★ (후아후아 하고싶은 말이 정말 많았구나) 매니아들 및 공연밴드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신가요?
아 뭐 공연밴드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클럽을 수련장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보복집단이나 한풀이 집단, 뭐 기존 가요씬의 대안으로 전복을 꿈꾸는, 하 참. 전 그런거 모르거든요? 그냥 자기 음악을 지키는, 자기자신을 깨는 작업을 하는 장소이길 바라고, 그런 사람들을 이끌어주고 도와주는 사람이길 바래요, 전.
> 웃기지 않아요? 자기도 아무 것도 모르는 시절에는 서태지, 듀스 좋아하다가 이제 좀 음악 안다고 그 새끼들 좆밥이라고 그러는 거, 하 참. 저는 어떤 사람이 1, 2개월 사이에 그렇게 되는 것도 봤어요. 참 웃긴… 옛날에 그 생각을 했건 지금 했건 자기 두뇌에서 나온 생각은 하나예요. 사람이 뭘 좀 이젠 알았다고 해서 막 변하는 거, 그것도 갈대같이 간사한 거 아니에요? 옛날에 그걸 좋아했다면 자기랑 어딘가 감수성이 맞으니 좋아한 거 아니냐구요? (맞아요오..–;)
> 핑클? 난 좋아요. 뭐 멜로디는 좋아요. 하지만 걔들 물론 뮤지션은 아니죠, 연예인이지 그냥. 하지만 그렇다고 뮤지션처럼 제가 그들을 좋아하겠냐구요. (제일 좋아하는 핑클 노래가 ‘내 남자친구에게‘라고 밝힘) 다 자기 취향이죠.
★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 취향을 말씀해주세요, 좋아하는 밴드나 가수는?
힙합이요?
★ 뭐 다른 쪽으로도요.
전 다 좋아해서 ‘이것 아니면 죽고 못산다‘ 뭐 이런 건 없거든요. 그거는 그냥 뭐…저는 수더분한 걸 좋아해요. 엘비스 코스텔로, 폴 웰러, 아즈텍 카메라, 랜디 뉴먼 등 멜로디 좋은 것. 멜로디 잘 만드는 것이 좋은 음악이라고 전 항상 생각해왔거든요. 힙합에 있어서는 이게 좀 틀리지만…
> 대중음악에 있어서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멜로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뭐 이수영, 양파나 박효신꺼 난 좋아요. 아 솔직히 일반 대중의 감수성에 맞게 멜로디를 만드는 거, 그거 정말 어려워요. 전 그게 뭐 대중적이고 나쁜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같은 멜로디라인을 구사하고 음악을 만들어도 굉장히 고급스럽게 만들 수도 있고 저급하게 싼마이처럼 만들 수도 있거든요. 근데 이거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럽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 크크 그러니까 사람들이 좋아하겠죠.
다 나름대로 뭐 고급스러운 요소가 있는 거고, 같이 대중적인 거라도 진짜 싼마이, 그지 깽깽이같이 음악 만드는 새끼들도 있어요. 하하 진짜 웃길려고 만드는 것도 있거든요. 하지만 그건 뭐 취향의 차이니까 좋다, 나쁘다 얘기할 순 없잖아요. 모든 음악은 다 그렇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취향은 이수영이나 박효신 노래부터 디제이 크러쉬까지 다 좋아해요. 왜냐하면 사람의 마음이란 게 항상 똑같은 느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데, 그때 상황과 기분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그런 심정을 담으려고 노래에 가사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뭐 팀들이 암울한 언더음악씬의 숨막힌 시간들을 얘기한 가사들은 그 사람들이 그런걸 겪은 시간이 있었기에 만든 거고, 또 뭐 가요 쪽에서 사랑 감미롭게 얘기하는 것은 그 사람들도 그런 때가 있었으니 만든 거고.
> 물론 한국가요계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은 사실이죠, 가사나 장르나. 하지만 그게 잘못된 거지 그렇게 음악을 만드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잖아요. 그렇게 치우쳐있는 것이 잘못된 거지.
5. “매체가 기존 가요계의 제일 큰 문제“
★ 이렇게 치우친 상황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하시죠? 그렇다면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쪽이 있다면 그건 어느 쪽일까요. 뮤지션 쪽일까요 아니면 음반 구매자인 팬들?
우선 만드는 사람이 똘똘하게 만들어야겠구요, 그 다음 책임자는 매체에요. 매체가 몰고 가면 대중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거든요. 예를 들어 진짜 좋은 음악이 나왔는데 매체들이 ‘그 새끼 그건 다 표절이고 엉망이다‘ 이래버리면 대중들이 뭐 알아요? 매니아들은 알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아 그 새끼 그거 죽일 놈인가 보다‘ 이러죠. 아 왜 옛날 군사정권 때 그런 일 많았잖아요. 매체가 왜곡시키는 것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요즘은 스타도 키우잖아요.
> 솔직히 에쵸티나 젝키나 뭐가 틀려요? 그래도 사람들은 에쵸티는 압구정 스타일이고, 젝키는 신림동 스타일이라고들 하잖아요.(으하하) 매체가 그렇게 만드니까 분위기를.
★ 매체가 문제군요.
그쵸, 제가 봤을 때는 매체가 제일 문제에요. 기존 시스템 바꾸려고 하지 않고. 기성세대들은 원래 뭘 바꾸려고 하는 것을 싫어하고 그러니까. 그찮아요.
★ 그럼 가요계가 이렇게 한 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이 매체의 취향이 고정적이고, 돈되는 것만 파고들기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아 뭐 한쪽만 돈 되게 만들었죠. 자꾸 들으면 귀에 박히기 마련이잖아요. 어려운 것은 백 번 들으면 귀에 박히고 쉬운 것은 열번 들으면 귀에 박힐 거고. 솔직히, YG 패밀리의 노래, 그게 쉬워요? 난 안 쉽다고 생각해요. 절대! 안 쉬워요. 델리스파이스나 미선이가 훨씬 더 쉬워요. 결국 얼마나 계속 매체가 노출을 시키느냐에 달린 거예요.
> 대중들은 일단 환상을 갖고 있으면, 어렵게 만들면 ‘야 이거 예술성이 있구나‘, 쉽게 만들면 ‘야 이거 대중성이 있구나‘ 이런다구요. 에쵸티에게 일단 핀이 맞춰진 애들은 에쵸티가 이번에 ‘아이야‘를 들고 나오면 ‘야 오빠들이 이번엔 음악성을 추구하셨어‘, 캔디를 들고 나오면 ‘아 역시 이번엔 우리를 버리지 않고 대중성이야‘ 이런다구요. 뭘 만들어도 대중들이 따라온다구요. 서태지 음악도 컴백홈, 이런 것이 그 당시 상황에 비춰봤을 때 쉽나요? 어떻게 TAKE 5가 백만 장이 팔려…하하. Smashing Pumpkins는 안 들으면서.
★ 그러게요, 참..서태지가 만들었다면 뭔들 안 좋아했겠어요.
그쵸, 대중들은 그저 서태지라는 브랜드 네임을 가지고 좋아하는 거예요. 그만큼 브랜드 이미지가 있는 사람들이 영향력을 갖고 있을 때 뭔가 해봤어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서태지, 유승준 등등 걔네들이 책임을 통감해야해요. 뭘 해도 되는 시점이면 여러가지를 해 봐야죠. 그나마 서태지 뭐 가요계의 파이오니어니 나발이니 난 그렇게 생각 안해요. 그가 일반 뮤지션이었으면 칭찬을 들었겠지만. 하다못해 김현철 정도만 됐어도.
> 하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뮤지션인데 그 기대치는 국가대표 뭐 훈장감인데, 그래 나라를 대표한다는 놈이 외국스타일을 모방했다는 것이 욕먹을 짓이죠. 뭐 Cypress Hill이 미국을 대표하는 힙합뮤지션이에요? 아니잖아요. 근데 서태지는 대표하잖아요. 그렇다면 역할에 맞는 행동을 보여줬어야지. 그런데 뭐 대중들은 ‘아 그 새끼 표절이네‘ 그러면 ‘아 왜 우리오빠를 욕하세요‘ 떠드는데. 서태지 자신은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 뿐이겠지만, 그 정도 위치면 위치에 맞는 행동을 했어야했죠.
★ 그럼 지금 가요시장을 바꾸려면 대중들보다는 뭘 해도 다되는, 이미 영향력을 손에 쥔 뮤지션들이 정신을 차려야겠군요.
어차피 매체가 신진세력에 대해 뭘 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신진들이 정신을 차리고 해주는 것이 먼저 중요하죠. 그런 후에 매체들도 그런가보다 하고 그 비슷한 스타일을 하는 비주류권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해 줄 거 아니에요. 대중적인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모험을 해 본 다면 그런 문제는 분명히 해결되리라 생각해요.
> 저는 조용필이 그런 면에서 아쉬워요. 왜 여러 가질 안 했는지. 국민가수니 나라 대표하니 그랬는데, 그 양반이 뭘 해도 되는 시기에 왜 좀더 파격적인 걸 못했을까. 판이 팔리든 안 팔리든 그랬으면 훗날에 뭔가 이정표가 되었을 텐데. 자기가 아쉬울 게 뭐 있어요 인기많지, 돈 많이 벌었지 그런 상황에서 왜 뭘 안 했을까.. 뭐하나하긴 했죠? 20몇 분 짜리 노래하나. 뭐였지?
★ 대중의 기호를 매체가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쵸. 아무리 뮤지션이 머리를 굴려서 ‘아 이것 이상은 대중적인 것이 없다‘ 이렇게 만들어도 그게 대박 날 것 같아요? 대중의 기호란 미리 정해진 게 아니에요.
★ 매체가 함께 해야 대박이..
그쵸. 마스터플랜은 그런 면에서 기본 베이스가 잘 되었다고 생각해요.. 앨범이 안나왔어도 팬클럽이 통신망마다 생기고, 매체에 노출이 되어 있으니 그만큼 홍보가 된 거 아니에요.
6. 마스터플랜이라는 브랜드
‘매체가 제공한 브랜드 이미지를 보고 따라오는 대중‘. 그건 정말 맞는 말이다. 아무리 구린 디자인의 옷이라도 왼쪽 가슴팍에 말탄 맨 하나 있으면 ‘이야~ 역시 폴로니까 달라‘. 아무리 실내화 같아도 깔창에 프라다 딱 써있으면 ‘역시, 프라다는 운동화도 이렇게 고급스럽냐 어쩜‘ 이러는 판인데. 음악 하날 들어도 뭔가 브랜드 있는 음악을 추구할 법하다. 그렇다면 그는 마스터플랜을 하나의 브랜드 이미지로 구축하려는 것일까?
★ 목표가 있으시죠? 마스터플랜을 어떤 곳으로 키우고 싶다라든가, 공연자한테 기존 매체가 해주지 못하는 역할을 제공해주고 싶다라든가.
돈벌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주고 싶어요, 자기가 원하는 음악을 계속 할 수 있게. 왜 그게 자기 음악을 하면서도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 하면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면 되거든요. 일단 브랜드 이미지가 커지면 어렵든 쉽든 된다구요.
★ 그럼 마스터플랜도 하나의 브랜드 이미지로 키울 생각이세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그것 때문에 지금 부딪히는 것이 너무 많아요. 왜냐면 SIDE B 음악과 가리온의 음악은 극과 극이거든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해요. 좀 대중적인 SIDE B가 있기 때문에, 가리온이 계속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거고. SIDE B가 없으면 제가 가리온에게 이러면 ‘이렇게 음악 하면 제작비를 뽑을 수 없어‘ 이렇게 얘기하게 될 거 아니에요. 하지만 SIDE B와 주석이 있기에 가리온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해도 그 쪽에서 메꿔 줄 수 있는 거고. 안 그래요?
> 마스터플랜이 하나의 브랜드 이미지가 되어서, 상업적인 것과 음악적인 것이 동시에 있는 집단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가리온에게도 이익이 가고 SIDE B에게도 이익이 가고. 그래서 전 지금 있는 팀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딱 균형이 맞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해요.
★ (음..뮤지션들도 사장님말씀에 동의할까..) 말똥말똥
물론 그렇게 생각 안 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어머, 눈치챘나봐)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어떤 지금 상황에서 서로에 대해 힘이 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 뭐 강아지 음악 못해요? 강아지 음악 잘해요. 하지만 강아지에 비즈니스 마인드 있는 사람이나 대중적인 뮤지션이 없기에 하는 족족 음반들이 안 되요, 브랜드 이미지로 올려주지 못하니까. 그냥 거기는 ‘아 뭐 학자집단이구나‘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SM이나 이런데도 마찬가지. ‘아 거기엔 유영진, 이수만이 애들 딴따라 시키려고 하는 곳‘ 이렇게들 보지만 그렇게 안하고 음악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좀 써줬다면 좋은 브랜드 이미지가 될 수 있었겠죠.
7. 학자집단과 철모르는 애들
: “한국 뮤지션들은 축복 받은 뮤지션“
★ 한 음악매니아로서 시작한 일이 이렇게 커지면서 개인적인 면은 그리 자유롭지 못했을 것 같은데, 얼마 전 그 일(그 프리스타일 랩 사건)도 있고. 좀 불만도 느끼시겠어요.
아, 저는 그때 뚜껑이 정말 열려졌어요, 솔직히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거든요. 가게 팀들 밥 사주고, 차비 주고 그럴 필요 없죠. 진짜 딴 사람들은 제가 뭐 집 한 채 산 줄 알아요. 그만큼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벌었으니까.
> 솔직히 한 달에 500-700 번 적도 있어요, 한동안. 지금도 뭐 그 정돈 벌구. 하지만 없어요. 읍써요. 다 동생들인데 돈을 내도 제가 돈을 낼 것이며.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진짜, 판사고, 집에 돈주고, 그러고 나면 읍써요. 애들은 그런 상황을 근데 전혀 몰라요. 애들이 고생을 안 해봐서 잘 모른다구요.
★ 나중에 외국으로 가실 계획이 있으시다고 들었어요.
원래 작년에 일본으로 가려고 다 알아보고 그랬는데 못갔어요.
★ 왜요?
그럼 공연하는 애들은 어떡해요.
★ (어머, 생각보다) 책임감을 많이 느끼시는군요.
그런 만큼 답답하죠. 되도록 돈 되게 해주고, 보탬이 되어 주려고 하는데 그러면 또 팀들도 군말 없이 따라와 주는 것도 필요하거든요. 근데 모든 것을 자기네와 협의 및 토의 하에 하자고 한단 말이죠. 주체에 대한 부분에 저는 이러면 혼란이 생기는 거에요. 그렇게 되면 저는 솔직히 따까리밖에 안되는 거잖아요. 저도 제 권리가 있는 건데. 그런데 이런 것이 심화되는 면이 있어요. 왜냐면 팀들이 그만큼 머리가 커지기 땜에. 어제도 그런 생각 많이 했어요.
★ 일본과 비교하여 한국의 상황이 어떻다고 보세요? 일본은 겉으로 보기에 여러 음악들이 나름대로의 매니아층을 가지고 폭넓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잖아요. 그쪽은 음악시장에 미치는 매체의 힘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보시는지, 그만큼 뮤지션들이 더 자유롭다고 보시는지?
한국 뮤지션들은 사실 축복 받은 뮤지션들이에요. 대박이 나기 전까지의 상황을 말하는 거에요. 미국, 일본에서 아 누가 집에서 음악 한다고 돈 대주나요? 거기선 클럽 가서 공연하려면 자기가 돈 싸짊어지고 가서 클럽 부킹하고 그래야 해요. 그래도 뮤지션들 스스로가 ‘난 안 유명하니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어떤 사람이 그렇게 생각해요? 그렇게 하면 ‘어 저 새끼 씨발 나 무시한다‘고 생각하잖아요. 미국이나 일본은 클럽이 정말 돈벌려고 하는 거에요. 외국에서 클럽 관계자들이 오면 그래요, ‘한국은 정말 음악을 좋아해서 라이브클럽을 하는 것 같다. 마스터플랜, 스팽글 어딜 가봐도 그런 것 같다‘고.
8. 마스터플랜의 상업성?
: “클럽수익, 그거 다 니네 오빠들한테 가는 거야“
★그런데도 사람들은 마스터플랜이 상업적 성격이 강하다고 보잖아요.
그렇죠, 통신 들어가 봐도 ‘클럽 입장료 올렸다. 새끼들 돈독 올라서‘ 이러죠. 하 참, 왜 압구정에서 커피 칠천원 내고 마시는 것은 안 아깝고 힙합 클럽 입장료 육천원은 아깝죠?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요? 전 가게에서 뮤지션들에게 절대로 공짜로 공연 안 시켜요. 처음 공연하는 애들 외에는. 걔네들은 연습하러 온 건데 왜 줘요? 오디션보고 프로가 안된 애들은 안주지만 우리가 봤을 때 프로라고 생각하면 절대 공짜로 안 시켜요. 처음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그렇기 때문에 입장료를 계속 올릴 생각을 갖고 있었고.
> 그래서 지금 불만인 게 왜 홍대 클럽씬에서 무료공연하고 그러죠? 그럼 아예 문을 닫지. 그거랑 가요시장에서 나와 갖구 ‘예쁘게 봐주세요. 우리판 사주세요‘하는 거랑 뭐가 달라요? 뮤지션들은 그럼 어쩌라구? 클럽 땅파서 장사하나? 클럽이 있어야 뮤지션이 있고, 뮤지션이 있어야 클럽이 있지. 그래야 손님도 오구.
왜 그런 생각을 전혀 못하죠? 뭐 ‘육천원이 비싸네‘ 그러는데 비싸도 그게 다 니네들 오빠한테 가는 거라구요. 뒷풀이때 고기만 먹어도 50만원씩 먹는데요, 기본이 백인분이고요. 우리 녹음하는데 보름도 안 했는데 밥값만 200만원이에요. (히익…!)
★그럼 거의 돈은 못 버시겠네요.
아니, 우리 클럽해서 솔직히 돈 벌어요. 아니, 나는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어요. 뭐 잘못된 걸까? 어떤 사람이 장사를 시작하는데 돈 안 벌려고 장사하나? 병신 아니고 바보 아니고서야. 근데 왜 클럽해서 돈 벌었다고 하면 다들 도둑놈처럼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 드럭아저씨한테도 그렇고 롤링스톤즈한테도 그러더니 화살이 우리한테도 와요. 우리가 뭐 사기 쳐서 돈벌었나? 그리고 우리가 또 돈을 벌었으면 얼마나 벌었어. 뭐 소주방해서 돈 번 것보다 많이 벌었나? 허허 아니 그럼 돈을 안 벌려고 장사를 왜 해요? 유지가 되야지 계속 끌어나가죠.
> 세상에 노동의 대가라는 것이 있는데. 뮤지션이 노동의 대가를 못 받는다면 그게 말이 되요? 똑같이 입장 바꿔 생각해 봐요. 자기가 구멍가게를 차렸는데 ‘아 그거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하여 어 음식 좀 나눠먹자고‘ 이렇게 얘기하는 거랑 뭐가 틀려요? 안 그래요? 완전히 애들이 지금 공짜에 길들여져 가지고 이상하게 생각한다구요. 전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돈독에 뒤집혀 뭐 돈천만원 벌었나 핫..참 말도…허허.
★ 음 그래도 그런 공연을 추진하는 사람들도 또 나름대로 이유가…
하지만 이념을 앞세운 이상주의자들, 그게 다 뭐가 중요해요, 막 말로? 당장 밴드가 차비가 없다는데. 그게 뭐가 중요하냐구요, 밴드들 차비 주는 게 더 중요하고, 클럽주인들도 밥먹어야지. 배웠다는 사람들 땜에 더 문제가 많은 것도 있어요. 그러니까 외국에 비해 뮤지션들이 공연한번해도 대접도 못 받고 그러는 거지. 에휴. 막말로 수목 공연하는 팀들(펑크/모던) 어쩌다 사람들 좀 와서 이 만원, 삼 만원씩 받아가면 눈물,콧물을 막 쏟는다니까요. 하하. ‘형 저 이거 정말 저희가 가져도 되는 거에요?’하면서. 어쩌다가 분위기가 이 꼴이 된 거냐고.
9. “저요? 그냥 음악 매니아에요“
★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스스로를 뭐라고 부르고 싶으세요?
저요? 그냥 음악 매니아에요.
★ 클럽까지 갖고 계신 정말 특별한 매니아시군요. (호호) 약력을 말씀해주세요.
양력 말고 음력으로 하면 안 되요? (아니 이 양반이)
(다소 뻘쭘하게) 20대 후반 됐구, 서울예전 광고창작학과 93학번이구요, 96년 2월 졸업. 잡지 한 백여 군데 썼었구요. 음악잡지, 패션지, 학보 다 합해서요. 92년부터 음반해설지 180장정도 썼구요. 방송은 96년부터 KMTV 팝 43 작가구요. 게스트로 CBS 이현우 라디오 프로그램 했었구, 게스트로 MBC, CBS, KBS 라디오 했었구요. MTV는 작년 6월 Jams 프로듀서 겸 VJ고 작가도 하구요. Most Wanted 진행하구요. 또 마스터플랜 및 관련 사업 하구요. 4월말부터 인터넷 방송 두 개 정도 하려고. 뭐 별로…
★ (이야~ 이게 ‘별로‘란 말인가) 앞으로 머리색깔은 어떻게 하실 거에요?
제 뜻이 아니어서 뭐 할 말이 없네요.
★ 아니 그럼 무슨 압력에 굴복하여서..?
이거요? 어 엠티비에서 시켰어요. 사진찍는다고. 하하 이렇게 만들어놨어요.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사이좋게들 지내라~
★ 마스터플랜 힙합 팀들한테 하는 말씀이세요?
아뇨.
★ 아님 인류전체한테 보내는 밀레니엄 메시지?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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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야할 것 잊지 말아야할 것
버릴 건 버리고 진정한 파수꾼
잊어야할 것, 잊지 말아야할 것
지킬 건 지키리 진정한 파수꾼
– Da Crew <파수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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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음반 사러 다니던 청년에서, 이젠 하나의 브랜드 파워까지 꿈꾸는 클럽을 꾸려나가게 된 그. 언제나 음악 매니아로서의 자신을 잊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하려 하는 뮤지션들을 위한 장소를 제공해주는, 진정한 파수꾼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아무래도 싫어!라고 할 것 같지만-)